완도살롱 폐업기 - 1
매년 이맘때가 되면 폐업을 고민합니다. 임대 계약을 1년마다 연장하는 세입자의 운명이겠지요. 처음에는 2년만 머물겠다 한 것이 어느덧 4년 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그만둬볼까 합니다.
2021년 7월 1일부로 완도살롱의 소식을 전하는 이 매거진 제목도 '서점 완도살롱 창업기'에서 '완도살롱 폐업기'로 변경합니다. 사실 여러분은 전혀 놀라거나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완도살롱의 폐업은 아직 정확한 일정이나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4년 차에도 창업기를 연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이유라면 이유입니다. 어쩌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요즘 저는 정말로 완도살롱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간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절대 총량이 있다면 그것이 고갈을 앞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이 공간을 지키고 가꾸는 저의 에너지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고요. 하지만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으로 패퇴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엔트로피를 만들고 불꽃을 틔울 것입니다. 라스트 댄스, 뭐 그런 걸 하고 싶은 모양인가 봅니다.
인간은 얼마나 미련한가요. 시험이 다가오면 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연인과 헤어질 마음을 먹은 후에야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인간의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향해 날아가는 시간의 탄환 속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생은, 오늘은, 그리고 지금이 더 가치롭게 여겨집니다. 완도살롱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반드시 폐업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저는 오히려 더욱 격렬하게 완도살롱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출사표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직 완도살롱은 어떤 춤사위로 마지막 무대에 오를지 정하지 않았습니다. 공간의 운영자로서 다른 이의 숨을 이어 붙일 것인지, 아니면 파괴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않았고요. 차차 뚜렷하게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완도살롱은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각오로 영업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글 따위의 무언가로 남겨볼 요량입니다. 일종의 스피노자식 영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힘을 내겠지만 여러분도 힘을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