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살롱 폐업기 - 7
어제는 함평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함평을 선택한 것은 화수목 3일 휴가의 마지막 날을 맞아 조금 드라이브를 다녀오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외가의 본관이라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익숙한 곳이라는 점이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함평은 완도만큼이나 작고 귀여운 도시입니다. 인구는 3만이 조금 넘고,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는 돌머리 해수욕장과 자동차 극장이 있으며 나비 축제도 아주 유명합니다. 저는 딸기 음료와 케이크로 유명한 카페 키친205와 돌머리 해수욕장에 있는 포베오커피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뿌리 반쪽을 찾아서 함평 이 씨 시조묘에도...)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바(bar)가 없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도 없고요. 이래서는 홀로 혹은 소규모로 함평을 찾은 여행자들이 도시에서 밤을 보낼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바가 있었더라면 망설임 없이 들려 마시고 머물 곳이 있는지도 알아봤을 텐데 말이죠. 돌머리 해수욕장 주변에 마련된 오토 캠핑장은 쾌적해 보였지만 숫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도시의 나이트 라이프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는 길에는 목포 이마트에 들려 오랜만에 문화적 소비를 했습니다. 완도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다 되어 있더군요.
지난 3일의 휴가 기간 동안 몇몇 고객분들이 완도살롱의 문이 열려 있는지, 요즘 같은 시국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영업하는지를 전화로 물어 주셨던 것이 기억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 또한 저처럼 이 도시의 밤을 어떻게 보낼까 찾고 또 고민했을 것입니다.
문득 한때 품었던 꿈이 떠오릅니다. 인구 5만 남짓 또는 그 이하의 소도시에 바를 보급하는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역 전통주와 문화를 소개하고, 현지의 젊은이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는 공간이 있다면 소도시의 밤은 더욱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물론 그와 동시에 바의 운영자에게도 만족스러운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야 하겠고요.
벌써부터 다음 드라이브가 기대됩니다. 조금 멀더라도 작지만 바를 가지고 있거나, 예쁜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