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축구하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인 Nov 26. 2015

에필로그

이자 프롤로그

'이감독의 사회인축구백서'는 '책을 한 번 써보자. 내가 아주 좋아하는 축구를 주제로!'라는 다짐으로 시작한 글이다. 하루에 한 챕터씩, 그동안 사회인축구를 하며 느낀 것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이를 다시 워드에 옮겨 원고의 형식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벌써 1년이 넘어간다. 꽤나 작가가 되고 싶었는지, 그림을 전공한 친구에게 삽화를 부탁해보기도 하고 또 이 원고를 내 줄 출판사가 없을까 수소문해보기도 했다.


의지가 가상해서였을까?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스포츠에 관해서라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책을 낸 출판사에 투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허나 야심차게 보낸 나의 메일은 메아리가 없었다.


노트북 어딘가에 잠자고 있던 이 원고를 다시 꺼내게 된 계기는 '브런치북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결과는 또 한 번의 낙방이었지만 10회가 넘어간 후에도 연재를 멈출 수 없었다. '왠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계속해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십분 전, 마지막 챕터인 '나는 사회인 축구판 칼레의 기적을 꿈꾼다.'를  끝으로 스물 세번의 복사-붙여넣기가 끝났다. 단순하고 성의 없는 작업이었으나 매듭을 짓고 나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엉키는 것을 느낀다.


더 열심히 해내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누군가는 여전히 부족한 내 글을 읽고 공감해주신다는 감사함까지


스물 세번의 복사-붙여넣기는 끝났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원고를 다시 쓰기로 다짐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배우고 깨달은 사실들을 더하고, 조금 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을 첨가해 '더 좋은 글', '출판에 어울리는 원고'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에필로그는 프롤로그이기도 하다.


끝은 새로운 시작.

나는 다시 한 번 칼레의 기적을 꿈꾼다.

매거진의 이전글 [완결] 축구는 기적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