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인 Jun 14. 2017

홈리스들에게 태극 마크를!

2017 오슬로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 선발전 참관기

태극 마크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조국인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태극 마크의 힘입니다. 이처럼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 오늘도 수 많은 분야 전문가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9일, 영등포공원 풋살경기장에서 진행된 2017 노르웨이 오슬로 홈리스 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선발전은 태극 마크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경쟁의 자리인 동시에 홈리스들의 자활 의지 고양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위대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비록 많은 지원자가 참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해 태극 마크를 달겠다는 지원자 여러분들의 진지한 표정과 단호한 각오, 열정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총 네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면접 심사입니다. 단순히 축구 실력만을 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선수의 자립/자활 의지와 인성적인 부분까지 모두 살펴보기 위해 다대일 면접을 진행했고, KBS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대회가 지향하는 것 또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와 국가를 선정하는 것이 아닌 선수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고, 그로 인한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과연 월드컵 정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지원자들은 누구였을까요?



면접 다음 스텝은 개별 리프팅 및 드리블, 순간 스피드, 슈팅 등 기본기와 테크닉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암스테르담 대회에서도 함께 했던 대니(Danny)가 이번에도 도움을 주었는데요. 잉글랜드 레스터 시티 출신의 대니는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팀 닥터 역할을 맡았으며 후에 오슬로에서 다시 합류한다고 합니다. 대니의 날카로운 평가를 통해 해당 분야의 퍼포먼스 점수가 매겨졌습니다.


무회전 슈팅!


개별 테스트를 모두 마친 후에는 팀을 나누어 미니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팀워크와 실제 경기에서 보여주는 기량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스트릿 사커 룰에 어울리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코칭 스태프의 눈이 더욱 바빠집니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고 오슬로행 비행기에 오르게 될까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나은 팀워크와 실력을 보여준 지원자들. 나중에는 코칭 스태프와 대회 주관사인 빅이슈 코리아 직원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부상없이 페어 플레이한 것이 가장 훌륭한 성과였습니다.


이번 선발전을 통해 1차 선발된 인원들은 다시 모여 최종 명단에 뽑히기 위한 훈련을 실시합니다. 모든 분들께 기회를 드리고 싶지만 대표팀의 특성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의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것은 가슴 설레고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선수이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부디 이번 선발전이 모든 지원자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자극이자 동력이 되었길 바라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은 없지만 꿈은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