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잉글랜드 레스터에서 온 대니 빅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잉글랜드 레스터 시티에서 온 다니엘 빅스(Daniel Biggs)라고 합니다. 편하게 대니(Danny)라고 불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체육관과 피트니스 클럽에서 보냈습니다. 제 직업이 퍼스널 트레이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력 덕분에 잉글랜드의 프로 럭비 팀인 요크 시티 나이츠(York City Knights)의 스트렝스 & 컨디셔닝 코치로 일할 수 있었고, 요크 시티 로잉 아카데미(York City Rowing Academy)의 수석 스트렝스 & 컨디셔닝 코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요크 세인트 존 대학(Youk St John University)에서 스포츠 과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이미 10년 가까운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인간의 몸은 신비롭고, 공부도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왔던 것이 저의 첫 번째 한국 방문이었습니다. 아, 이야기에 앞서 제 여자친구인 ‘화선’의 소개를 해야겠군요. 그녀는 현재 한국 홈리스 월드컵 대표팀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 대표팀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6년 여름에 열린 글래스고 홈리스 월드컵 때였습니다. 저는 화선으로부터 제가 살고 있는 레스터 시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를 지원했습니다. 마침 한국 대표팀에 선수들의 건강과 부상방지를 담당하는 스태프가 없는 상황이어서 제 직업 지식이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2016년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친절했고, 힘든 순간에도 웃음을 잃는 법이 없었습니다. 2015년 대회 자원봉사자 출신으로 네덜란드에서 날아와 팀의 감독을 맡고 있다던 미힐 감독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은 우정을 쌓았고, 저는 여자친구의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한국이 어떤 곳일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그때의 좋은 기억이 저를 다시 한 번 한국으로 이끌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잉글랜드에도 길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잉글랜드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부끄러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홈리스로 위장하여 거리에서 행인들의 적선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속이는 이들의 행태는 언론에 보도되며 큰 이슈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관심조차도 사라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홈리스 월드컵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훌륭한 스포츠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홈리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그들이 자립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의 어느 누구도 꿈과 기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월드컵이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는 점도 멋집니다. 대회 주관사인 빅이슈는 열과 성을 다해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정신과 건강이 건강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증거가 바로 지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미힐 감독과 저 대니 빅스입니다.
축구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사회성과 팀워크 능력을 기를 수 있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기에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축구는 제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좋아하고 즐긴 덕분에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소통 능력과 교감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이것은 제가 피지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축구라는 건강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알고 지내며 우정을 쌓아갈 수도 있었고,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인 축구가 홈리스 월드컵의 종목이라는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과 함께 하며 보고 느낀 것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홈리스 월드컵의 모든 순간을 즐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우정을 쌓고, 경기장 안팎의 모든 것들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 또한 스포츠를 좋아했기에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직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반드시 무언가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