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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영준 Nov 16. 2020

글쓰기법칙

4_마음가짐

글쓰기가 일이 되면 펜을 잡는 것도 고통스러워집니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글을 시작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어찌어찌해서 시작은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더 많습니다. 어렵게 시작해서 써 놓은 글을 밤새 써놓고 아침에 읽어보니 여간 잡스럽지 않아서 원고지를 찢어 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다시 써보아도 결과물은 그리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잠시 펜을 내려놓는 게 낫습니다. 괴롭게 쓴 글은 독자에게 가서 잘 읽히지도 않습니다. 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이 더 건강에 좋다고 하잖아요?     


기업체 홍보실은 매력적인 보도자료를 쓰기 위해 고민합니다. 홍보 담당자는 보도자료를 잘 쓰는 테크닉을 찾아내려고 애쓰지요. 보도자료 작성법을 가르치는 강사들도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기자가 되어 본 경험 없이 글쓰기만 가르치는 강사일수록 기술적인 면에 집착합니다. 누구든 자신이 아는 것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법이니까요. 보도자료는 테크닉이 아니라 ‘시선視線’입니다. 어떤 시선에서 출발해야 할지 결정해야 제대로 된 보도자료가 나옵니다. 그런데 모든 글이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시선으로 쓸지를 먼저 결정해야 글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글 쓰는 기법에 집착하면 그 글을 누가 읽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은 독자라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불교는 인도 불교와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 불교와도 많이 다릅니다. 지역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 절에는 삼신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삼신 신앙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신앙인데 그것이 불교에 들어가 있습니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우리 사정에 맞춰 정착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좋은 작가는 독자에게 맞춰 따뜻하게 말을 건넬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그런 경지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글은 생물처럼 꿈틀대며 독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살아 있는 글만이 그렇게 할 수 있죠. 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잠시 쉬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쉬는 동안 마음가짐을 바꾸고 가볍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글이 나올 겁니다. 글쓰기의 시작은 ‘마음가짐’입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글을 쓰고 싶은 마음부터 가져야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서 출발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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