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그 어느 것도 나와는 상관없다.
All the birds have flown up and gone;
A lonely cloud floats leisurely by.
We never tire of looking at each other
Only the mountain and I.
-Alone Looking At The Mountain
by Li Po
오로지 나와 산의 시간
조용함도 시끄러움도 모두 나와는 상관없다.
가장 평화로운 마음을 선사해주었던 발룽가
카우치서핑 호스트였던 알렉스가 출근하는 길에 발룽가코스 초입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
덕분에 발걸음 가뿐하게 시작하는 하이킹.
이곳이 집 앞의 초원이라면 아침마다 행복해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것 같다.
뼛속까지 상쾌한 공기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아침을 먹고 싶다.
그러려면 여기에 땅을 사서 집을 지어서...
됐고 걷자.
발룽가의 규모를 체감할 수 있는 사진
밑에 키가 나만한 소들이 저렇게나 조그맣다.
역시 우린 자연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발룽가를 마지막으로 돌로미티를 떠나기로 했다.
마지막 산행에 신이 났지만 어딘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이 나를 채웠다.
그래도 최대한 신남을 끌어올려 뛰어보았다.
등산을 하겠다고 왔으면서 가진 거라곤 얇은 바람막이 하나인 내가 불쌍했는지,
알렉스가 자신의 패딩을 내어주었다.
덕분에 몸을 따뜻하게 보존하며 산에 오를 수 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순간
오로지 산과 나뿐인 시간
이 포인트는 등산포인트가 아닌건지, 내가 길을 잘못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덕분에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
발룽가 안녕
돌로미티 안녕
미칠듯이 벅찼던 나와 산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