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으면 그게 나의 길이어라

04. 잘못 들어도 길은 길이다

by 제인



내가 걸으면 그게 내 길이다. 누군가가 미리 만들어 놓은 길을 걷다가도 잘못 들 수 있는 게 길이다.
산은 우리에게 길을 가는 자신의 방법을 찾도록 가르침을 준다.
길을 잘못 들었다면 길을 만드세요.
물론 돌아가는 것도 정답.







오늘은 파소 포르도이를 걷고 페다이아 호수도 가보려 한다.

산행은 언제나 흥분되는 것.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 일은 평온하고도 자유롭다. 아무도 없으니 길 한가운데에서 춤을 춰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고 노래도 크게 불러도 된다.




PASSO PORDOI 파소포르도이





페다이아 호수로 가는 길에 맞은편에 보이는 만년설 산은 '마르몰라다(marmolada)'
돌로미티에서 가장 높은 꼭대기를 자랑하는 산군이다. 아침 일찍이라 유독 안개가 자욱했던 날이었다.







저 아저씨는 내가 자신의 베스트 샷을 찍어준 것을 알고 있을까. 돌로미티에는 걷는 사람만큼 자전거 하이킹 하는 사람이 많은데 길이 잘 나있기는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일이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대단하다.




passo fedaia 페다이아 호수




페다이아 호수,

유리같이 투명해서 유리 호수로도 불린다. 인간적으로 너무 이쁜 것 아닙니까. 인간으로 태어나 다행이다. 이런 아름다움을 두 눈으로 담고 온 마음으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감히 가질 수 있어서.


사실 내가 간 길은 페다이아호수로 향하는 길이긴 했는데 살짝 옆으로 비껴있는 길이라 호수를 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있지도 않은 길로 불쑥불쑥 솟아나 있는 잔디에 다리를 긁혀가며 가까이 가보았다. 길이야 내가 만들면 길이니. 어떤 길이든 내 방법대로 가면 어느샌가 닿아있더라.







아침 산행을 마치고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식당에서 튜다 브루스게타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고작 물과 과일만 먹고 한 산행이라 배가 너무 고팠다. 총 14유로를 계산하고 나오려는데 카드결제가 안된단다. 무조건 현금이라고 하는데, 수중에 가진 현금이 없던 나는... 없는 지갑을 탈탈 털어 3유로를 내고 나와야 했다. 돌아보니 횡재인데 당시에 굉장히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레스토랑 가면 서비스차지에 없는 돈 털어서 팁 주고 나오는 사람이었는데... 이상하게 보상받은 기분)







작고 큰 가방들을 메고 아침 일찍부터 산행에 나섰던 산악인들, 모두가 돌로미테로 하나가 된다.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는 서로 정보도 주고받고 약간의 간식도 나눠가며 정을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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