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5일
아침부터 밤까지 한남동에 처박혀있는 주말이 왔다. 깊게 생각하면 왜 이렇게 멀리까지 일을 하러 오게 됐을까 싶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공덕역, 내려서 6호선을 갈아타고 한강진역까지 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블루스퀘어 앞에서 10분에 한번 꼴로 오는 110A번 버스를 기다려야하고 운 좋으면 5분, 아니면 보통 15분을 걸려서 가야한다. 그러다보니 버스를 놓치면 거의 택시를 잡아탄다. 열에 일곱번은 택시를 타는 것 같다. 기본요금이니까 괜찮지, 라고 위로해도 열번을 타면 곱하기 열배가 되는 나름 큰 값이라면 값이다. 아무튼 오늘은 역에 내리니 10분 후에 버스가 도착한단다. '새해니까 택시에 돈 쓰지 말아야지, 조금 늦지 뭐.'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탔다. 이 이야기의 반전은 퇴근할 때, 결국 택시를 탔다는 거다. 사실 이건 보상심리는 아니고 버려지는 시간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 탓이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시간이 낭비되는 일이 싫다. 중요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핵심인데 나는 남들보다 시간을 아끼는데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돈을 써서 더 일찍 귀가해 해야할 일을 더 빨리 해내는 편이 좋지 않은가?. 절대 택시를 타기 위한 자기합리화는 아니다.
2019 골든디스크 하는 날. 신화가 메인 대열에서 빠져나간 이후로 시상식을 볼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애들 챙겨보는 낙으로 산다. 집에 가는 길, 애들 프리뷰와 고화질 사진이 마구마구 뜨고 있었다. 크,, 요즘 어린 친구들은 팬질할 맛 나겠다 싶다. 우리 때는 행사 한번, 콘서트 한번 있으면 저화질의 사진은 물론이고 실시간은 커녕 다들 스케쥴끝나고 집에 가서야 공식카페에 사진올리고 하루는 꼬박 기다려야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우리는 사진 인화해서 스캔해서 업로드해야 했다고. 요즘은 초 단위로 세계에서 반응한다. 갑자기 참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 요즘 세상.
그나저나, 2019년 골든디스크 박지민 무슨 일이야.정말 누나 곤란하다. 이 회사 어디죠? 무임금으로 입사하고 싶은데요. 박이사님, 수발들고 싶은데요.
집에 도착해 가래떡에 꿀을 뿌려 먹었다. 이래서 다짐이라는 것은 하는 게 아니다. 못 지킬 게 뻔하니까. 달려라방탄을 몇 회쯤 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곤 이상한 잡종같은 꿈을 꾸었다. 상견례 자리에 상대방의 가족 중 한 아주머니가 알고보니 슈가의 어머님이었다. 상견례자리를 거의 파토낼 기새로 계속 방탄 얘기만 하다가 어머님이랑 친해지려고 계속 번호 알려달라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왠 남자가 나타났는데,, 그 남자가 대학시절 전 남친이었다. 이상한 깃털옷 입고 등장한 그는 우리 형이랑 결혼하는 애가 너였냐고 나를 아는 척 하는데 그 와중에도 나는 슈가 어머님한테 정신팔려서 주변 상황을 다 무시했다. 나 요즘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건지 궁금해지는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