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6일
일요일, 오늘 이상하게도 시리다. 토요일과 일요일. 같은 요일이자 같은 주말이자 고작 24시간 차이인데 처음과 끝이라 그런지 토요일은 쉼의 시작을 알리는 일, 일요일은 주말의 종말과 슬픔을 알리는 일을 한다. 어제와 같은 티셔츠에 코트를 입고 목도리를 둘렀다. 옷 착장은 똑같은데 몸과 마음의 상태가 어제와 같지 않으니 오늘이 유독 더 춥게 느껴질 수 밖에.
'천방지축'이라는 말을 들었다. 코트를 벗으면서 조심성없이 휘두른 탓에 테이블에 있던 펜꽂이를 쳐 내용물들을 후두둑 떨어뜨렸다. 그걸 본 아는 동생이 작은 한숨과 함께 "진짜 천방지축이야"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익숙하지 않지만 익숙한 단어였다. 어렸을 때부터, 꼼꼼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었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런 나를 다그치고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었다. 물론 아빠는 혼을 내고 딸의 단점을 고쳐주려는 타입의 흔한 남자였지만. 그래서 나는 아직도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잘 떨어뜨리고 손에서 놓치며 물잔이 입에 닿기도 전에 입에 닿은 줄 알고 마셔 물을 다 쏟아버리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일하는 도중이었다. 갑자기 같이 일하던 친구가 울었다. 난 아직도 위로하는 법은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울면 어떻게 해야할지 무슨 말을 건내야할지도. 뭐, 대게 이런 경우에는 모르는 척 해주는게 최선의 방법인 것은 알지만 뭔가 쿨하게 도움이, 안정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후 네시, 오빠가 고기를 구웠다. 역시 고기반찬일 때, 밥이 잘 팔린다. 고기반찬~ 고기반찬~ 고기반찬이 난 좋아. 가사 미쳤다고. 부른 배를 안고 소파에 누웠다. 블라인드 사이로 차르르 들어오는 빛이 이 시간의 아름다움을 말해주었다.
오늘은 찐따처럼 굴지 않기로 했다. 하마터면 마감시간까지 손님을 받을뻔 했다. 적당한 때에 조용히 끊었고, 우리 모두 행복한 퇴근을 하게 되었다. 용산역까지 가끔 데려다주는 덕에 두번 갈아탈 일을 한번으로 줄였다. 용돈이라도 쥐어줘야 하나. 이렇게 일주일도 또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내일 또 시작이다. 이렇게 달려서 어떻게 멈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달릴 수 있을 때 달려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