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7일
어제보다 따뜻한 날씨의 오늘이었다. 한파가 잠시 물러났는데 길에는 오히려 더 사람이 없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다. 다들 단체로 월요병이라도 앓는 걸까. 창으로 새어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을 보니 학창시절, 하교하고 집에서 자던 낮잠시간이 떠올랐다. 방으로 들어오는 해를 그대로 얼굴로 또 몸으로 받으며 이불도 덮지 않은 채로 그 이불위의 폭신함에 취했던 기억이 난다. 늘 웃으면서 잠들었던 시간의 나. 해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나로서의 시작.
오늘은 학원 첫 날이었다. 말그대로 기초반. 새삥이다. 완전히 날 것 그대로의 상태로 분당으로 향했다. 늘 멀어서 못갔던 분당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학원으로 가는 길이 즐거웠다. 어떤 일이 펼쳐질까. 인생은 드라마지만 드라마틱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너무나 잘 아는 나는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나만의 작은 혁신을 일으켜보려한다. 어찌됐건 상황은 변해버렸고 이 지점에 서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어른으로서 의무적으로 다해야만 한다고 느껴지는 '삶의 최선'을 하고싶었던 일로 시작하게 되어 영광이다. 2019년 내 드라마 재밌겠다.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가 아미었다. 금새 초면의 어색함은 깨지고 덕후들의 대화의 향연이었다. 참 별거 아닌 연으로 모두가 가까워진다. 아이스브레이킹이 이렇게 쉽다.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참 유익하구나' 했다. 1을 말하면 2를 말하고 그럼 나는 3을 말할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 집에 오며 둘다 이 말을 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이고 당장 학원비며 확신할 수 없는 미래도 감당할 수 없는 일 투성이겠지만 일단은 이 꿈 근처에 간 것으로 우린 갓난아기처럼 일어나서 걸어버린 것이라고. 넘어질 준비, 다칠 준비, 성장할 준비는 나중이다. 앞으로의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벌떡 일어서버린 아기처럼 우리도 그렇게 일단 서버린 것이다.
모든 시작은 굳건히 서있음에서 비롯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