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8일
정말 별 일이 없던 하루였다. 가지않는 시계만 바라보며 지루하게 근무시간을 보내다 문득 지금 나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이후로 이런 현타는 낯선 일이 아니기에 그냥 조용히 접어두기로 한다. 1분만에 다시 나로 돌아와있다. 편하게 사는 건 어쩌면 참 쉽다.
약속이 없는 날은 가족들하고 저녁메뉴를 함께 고민한다. 나의 엄마는 늘 메뉴고민을 싫어하고 먹고 싶은 것을 말하는 나에게 고마워한다. 난 늘 그런 그녀에게 감사하고. 자신의 일이 아닌데 의무처럼 되어버린 일을 평생 해내는 위대한 사람은 제일 가까이에 있었다. 회사에서 일을 미루는 대리들, 선배들을 겪으며 '저런 재수없는 놈들, 지들 일은 지가 하지'라며 욕하던 나와 동기들을 기억한다. 그 <지들 일은 지가 안하는 재수없는 놈>은 사실 나였다. 얼마나 많은 나의 일들을 '엄마'라는 이유로 그녀에게 미루고 있는가. 청소며 빨래며 식사며 가끔은 내 감정의 쓰레기통까지 되어주기도 하는 태평양처럼 넓고 귀중한 그녀를 가장 가까워 쉽게 느껴버리는 실수를 범하다니 어리석다. 조금 더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나를 있게했고 살게하는 존재를 말이다.
역에서 내려 순대와 떡볶이를 샀다. 나는 순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를 낳은 그녀는 거의 눈이 뒤집히는 수준으로 좋아한다. 근데 오늘은 나도 순대가 먹고 싶었다. 유독 상태가 좋았던 오늘의 순대는 저녁메뉴인 불고기를 밀어낼 수 있을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다.
요즘은 늘 동생이 상을 치운다. 그리고 엄마와 나의 커피를 타준다. 이 놈은 해달라는 건 다 해주긴 하는데 입으로 불평이 많다. 누군가는 츤데레라 일컫지만 나는 이를 무정한 인간이라 부르겠다. 커피를 방으로 가져다는 주지만 내 손이 아닌 방 문 앞에 놓는다. 내가 타줬으니 니가 가져다 먹으란 소리다. 이런 정없는 놈이 우리 집에 있다. 물 좀 달라고 부탁하면 나를 억지로 안아올려서 부엌으로 데려다준다. 니가 떠 먹으라고. 나를 둘러메는 힘을 쓸 바엔 가벼운 컵에 물을 채워 나에게 가져다 주는게 더 낫지 않은가? 아주 단단히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탄이들의 예능 및 각종 자체제작 컨텐츠들을 섭렵한지 오래다. 달려라방탄도 얼마나 돌려봤는지 이젠 새로운게 필요하다. 브이앱 채널플러스는 결제했고 다음 단계는 유료컨텐츠다. 일단 채플보고 본보야지랑 다 결제해버려야겠다. 요즘 우리집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계는 바로 텔레비전이다. 조만간 TV가 필요없는 날이 올 것 같다. 너무 신기하겠지만 이미 TV는 대체되어버린지 오래니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달려라방탄 ep.58
구오즈가 한건했다. 다들 지민이 세상에서 제일 귀엽게 웃는거 봐야한다. 아이폰은 왜 내 맘대로 알람음성 설정을 못하나요. 나도 지민이처럼 착하게 말하고 다정하게 웃는 사람이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