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1일
X부활전이라니. 그놈의 X는.
<죄의식을 가지게 됨과 동시에 갑의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러니함. 인간의 양가적 감정을 제대로 파악한 천재적 프로그램. 아마 난 오늘도 이걸 보게 되겠지. 죄의식으로 둘러싸인 채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친구들을 쉽게도 버려버리면서 말이다.>
2주 전에 써놓은 일기였다. 딱히 챙겨보고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방송시간에 집에 있는 날은 그냥 홀린 듯 보게 된다. 하필 강식당 끝나고 바로 나와서 더 보게 돼. 2차 순위 발표식을 거쳐서 101명에서 30명이 되었다. 71명은 이제 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그곳이 소속사 연습실이든, 집이든 어디든 대중들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아직 이 30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아무도 보장해줄 수 없는 곳. 잔인한 곳. 그런 곳에서 또 단 한 명에게 기회를 준다고 꿈꾸는 아이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 남의 꿈을 마음대로 요리해 입 안에서 굴렸다 뺐다 한다. 결국엔 뱉어낼 것을. 30위까지의 발표가 끝나고 31위는 아깝게 탈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슬픔도 잠깐. 31위가 아닌 탈락한 아이들 전체 중에서 마지막 PR과 투표로 한 명을 살린단다. 살아있는 개구리를 죽이는 것보다 죽은 개구리를 찔러 발가 벗기는 것이 더 잔인하다. 사람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면서 보게끔 만드는 나쁜 프로그램이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뽑아내고 탈락시키고 하는 행위보다는 그냥 이 모든 꿈을 응원하고 싶어 진다. 선택을 못 받았다고 좌절하는 친구들, 그런 친구들을 밟고 올라섰다고 미안해하는 친구. 이 모든 경쟁이 너무나 잔인하다. 결국 1위에 자리에 서는 친구는 한 명이고 최종 데뷔는 11명이다. 1위 만을 기억하는 사회에서 노력하는 모든 친구들에게 1위가 아니어도 넌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 악을 쓰고 해도 안 되는 것도 있다고, 그런 것도 있는 게 인생이라고. 너무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라고 다독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