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
무언가는 굉장히 우연히도 짧지만 큰 영향을 미친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티비를 켰고 무료로 풀려있던 <더 스토닝>이라는 영화를 틀었다. 이란의 작은 마을에서 남편의 거짓 고발로 간통죄 누명을 쓰고 투석형(돌을 던져 죽이는 형벌)에 쳐하게 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기다. 이 무슨 말이 안되는 이야기겠냐고 하겠지만, 최근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는 형벌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자가 얼마나 주변인인지, 어디까지 약자가 될 수 있는지, 얼마나 의지할 곳이 없는 존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남성의 주변인'이라고 말하기에도 넘친다. 주변인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존재. 이슬람에서의 여성의 실태다. 의식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종교가 있다. 신의 계시라는 이유로 어떠한 명목도 없이 누군가를 쉽게도 죽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 피해자 열에 아홉은 여성이다.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는, 비단 특정 종교의 여성을 향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소라야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린 모르는 새에 소라야가 될 수 있다. 남성에게 억압받고,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사회적 구조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여자기에 전하는 의사에 힘을 잃고, 또 그렇게 변할 남성을 낳아야만 하는 수많은 소라야들. 더 슬픈 건 소라야에게 힘이 보호할 소라야가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여성들이 사회로 나와야 하고 많은 자리들을 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잠이 오지 않아 우연히 튼 영화가, 날 밤새 잠 못 이루게 했다. 이 세상의 소라야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너무 창피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