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연하면 어때

2019년 8월 30일

by 제인

오랜만에 이태원에서 밤을 보냈다. 물론 예전의 의미와는 조금 달라진, 일찍 마시고 일찍 귀가해 잠을 자는 밤이지만. 올해 초와는 비교되게 조용한 이태원이었다. 사람들도 많이 없었다. 꽤나 널찍하게 비어있는 프로스트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했다. 원래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지만 오늘은 그게 가능했다. 어김없이 말을 걸어오는데 참 똑같은 레퍼토리. 우리 나이로 맥주 사기 내기를 했다고 한다. 내 나이보다 7살이나 더 어리게 때려대는 애기들 때문에 웃음이 터졌다. 그냥 하는 말인 거 알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이래서 사회생활에서 빈 말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이젠 나도 어린 나이는 아닌지라 4살 연하가 크게 어리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이 중요하지 나이가 중요한가. 동물의 왕국에서 그나마 잘생긴 데다 순수해 보이는 아기 사자 같은 남자들이 꽤나 맘에 들었다. 하지만 이런 곳에 오랜만에 오는 친구가 초를 쳐버린다. 면전에 대고 "꼬맹이 같아."라고 못을 박아버렸다. 알겠어.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