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5일
팡팡 터지는 불꽃만 알았지 불꽃쇼를 본 것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심포니처럼 노래와 함께 터지는 불꽃들의 움직임이 예쁘다, 아름답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매년 열리는 불꽃축제는 그 일대가 마비되기로 유명하다. 관람석 티켓이 있어서 다행이었지 이게 아니라면 절대 굳이 가지는 않을 곳이다. 불꽃쇼의 포문은 중국이 열었다. 중국 특유의 비파 소리가 가득한 음악으로 빨간 불꽃들이 연신 터졌다. 애증의 나라. 정말 싫지만 또 매력 있는 나라. 어렸을 때부터 중국 드라마, 영화도 많이 본 지라 하늘에 영화가 그려지는 기분이었다. 장이예모 감독의 연인이라든지 홍등 같은 영화의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 매혹적이었다. 두 번째는 스웨덴. 아바의 나라다웠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누구나 따라 부르는 바로 그(!) 노래로 시작이 되었고 샘 스미스의 몽환적인 노래로 이어졌다. 많은 색을 쓰지 않았지만 오히려 통일감을 주며 심플한 매력이 있었다. 북유럽은 하늘에서도 미니멀리즘이 유행인가 보다. 엔딩은 역시나 주최사 덕분에 한국이다. 세계를 제패한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중간에 껴주는 센스를 발휘하다 보니 예술적인 느낌은 좀 덜했다. 리듬에 맞춰 때려대는 느낌이 관중을 압도했다. 다들 등이 뒤로 젖혀져 하늘을 보고 있더라고.
중국의 불꽃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면 스웨덴의 불꽃은 앞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이었다. 감각적이고 세련됐다. 크게 티 내지 않아도 간지 나는 그런 놈들 있잖아. 한국의 불꽃은 엔딩답게, 한화의 돈 자랑으로 계속됐다. 자본적으로 중국과 스웨덴을 압도했다. 진짜 쏟아부었구나 싶을 정도로 하늘에 돈을 뿌려댔다. 몰입되는 것보다 저렇게 터져버려도 되나 싶어서 겁이 날 정도의 스케일이었다. 우리가 최고야. 정도의 느낌이랄까. 어쩌면 불꽃들이 이토록 나라를 닮아 있는지 신기했다. 무작정 하늘에 대고 터지는 불꽃이 아니었다. 먹먹한 하늘을 빛으로 수놓으며 터지는 불꽃은 저마다 각자의 의미와 사명을 다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