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과제 반, 잡담 반

2019년 1월 18일

by 제인

하루를 보내는 내내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건 치즈가 "들어간" 케이크가 아닌 "치즈만" 들어간 케이크였다. 주변에 케이크샵, 카페를 다 찾아보다 마음에 드는게 없어 거의 못살거 같다는 마음으로 포기 직전의 상태에 지나다 한 카페가 보여 문을 열었다.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직원분에게 치즈케이크가 있냐고 물었다. 누가봐도 치즈케이크가 없을 것 같이 생긴 카페였다. 물어보면서도 '그래, 살 안찌고 돈 굳고 일석이조다. 여기도 없으면 집에 가자'했다. 근데 웬걸 있단다. 있다는데 다시 나올 수도 없으니 케이크는 확인도 안하고 주세요했다. 주문하고 보니 초코파이 한개만한 사이즈의 조각이 구천원이다. 세상에나. 이미 시켰는데, 애초부터 치즈케이크가 있냐고 물어보면서 들어온게 잘못이다. 낯짝두꺼운 사람들만이 여기서 아무렇지 않은 듯 뒤돌아설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치즈만 들어간 오리지널 치즈케이크가 맞았고 집에 와 먹어보니 맛이 있었다. 구천원짜리 케이크에 구백원짜리 캡슐커피를 내리고 BTS 페스타 영상을 봤다.


오늘은 하나라도 완곡을 시키자는 마음으로 과제 해결에 착수했다. 정말 나이가 들면 다양한 상상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작문을 하는데에 있어 편협한 시각이 그대로 나온다. 내가 이런 단어밖에 못쓰나, 이런 주제밖에 생각하지 못하나라는 자괴감에 빠진다. 물론 시작이고 처음이니 어떤 말을 갖다붙여야할지 몰라서 내 실제들을 끌어다 쓰게 된다.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를 못해. 인생은 진짜 아이러니. 잘하게 만들어주면 세상 쉬울텐데. 결국 과제때문에 노트북을 켰지만 과제보다는 친구와의 대화에 정신이 팔렸다. 핸드폰, 손가락 두개로 타자를 치다가 키보드로 이야기하면 정말 빠르게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속도가 달라진다. 주제의 변화 또한. 결국 완곡은 했다. 겨우 1안이지만, 다른 주제로 한 열개는 쓸 계획인데 가능하려나 모르겠다. 아니 가능하게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