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어떤 남자

2019년 10월 23일

by 제인

남자 취향이 바뀌었다. 노는 걸 좋아하는 것보다는 건실한 사람. 술에 취하는 걸 좋아하는 것보다는 즐기는 사람.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보다는 이해하려는 사람. 뜨뜻미지근한 것보다는 뜨겁거나 차가운 사람. 욕심이 많은 것보다는 갖고 싶은 한 가지가 확실한 사람. 삶을 대하는 태도가 건실한 사람. 결정적으로 나에게 착한 사람. 사주를 본 적이 있다.


"웬만한 나이 차이의 남자는 성에 안차. 너보다 어린 남자면 어려서 무시할 거고, 동갑은 같잖아서 싸울 거고, 애매하게 몇 살 더 많은 남자가 오빠 생색내면 그 꼴은 또 못 봐주지? 자기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 중에 아량이 넓고 자기가 하는 일들 다 그저 뒤에서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돼.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 운명이 너무 세."


내 성격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해 왔다. 물론 나보다는 다들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자유롭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마치 나처럼. 우린 닮아서 이해했고 닮아서 헤어졌다. 상호작용. 우리 둘 사이의 케미스트리. 노래에서 그렇게 연신 말해대는 이유가 있다. 똑같으면 그저 합쳐질 뿐이다. 다른 듯 같아야 새로운 그림이 탄생한다. 나와 겹쳐져 예쁜 그림이 되어줄 피사체는 어디에 있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자가 될 수 없다면 여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