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2일
퇴근 후, 친구의 집에서 모였다. 나의 대학 동기인 이 친구와 친구의 학창 시절 동창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벌써 10년째 서로 이름만 알고 실물을 처음 봤다. 우리가 오늘 만나게 된 이유는 바로 그녀와 내가 <아미>로 하나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둘 다 최애가 <지민쒜!>이다. 만나야만 할 운명이다.
국물떡볶이를 해먹을 재료를 사고 닭발과 오돌뼈를 배달시켰다. 배달이 오기도 전에 이미 떡볶이는 우리의 뱃속으로 사라졌고 밥을 막 볶기 시작했을 때 즈음 띵동, 닭발 왔다! 음식을 받고 보니 주먹밥을 시킨 것을 생각도 안 하고 햇반을 두 개나 볶아버렸다. 그래도 먹다 보면 아마 싹 없어져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BTS'에 빠져있는 우리와, 작년에 종영한 드라마 '미스티'에 빠져있는 그녀는 계속해서 다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미스티는 나도 매주 기다리며 본방 사수했을 정도로 여자 원탑 물에 여자 캐릭터들이 날아다니는 드라마라 인정하는 부분이라 친구가 이제와 빠져버린 것에 공감해주었다.
화요일 밤 9시, 달려라 방탄 브이 앱 라이브가 시작 알림이 울렸다. 두 명의 아미와 한 명의 머글. 머글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웃기니까. 자꾸 남준이가 귀여워 죽겠다는 나를 이해 못하는 아미 2에게 서운했다.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음식과 술을 부수고 이제는 집에 갈 시간. 딸기를 좋아하는 우리 엄마를 위해 화곡 마트에서 딸기를 샀다. 상태가 엄청 좋은데 가격은 우리 동네의 2/3 값이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집에 와 딸기를 냉장고에 넣어놓고 포스트잇에 '엄마 딸기~'라고 적어놓고 잠들었다. 아침에 이를 발견한 엄마의 감동했다는 메시지가 나를 불효녀로 만들었다. 딸기 하나에 이렇게 감격하고 고마워하고 기분 좋아하는 것을 보며 평소에 내가 얼마나 못했으면 이럴까 싶었다. 나는 매일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얘기하고 먹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녀를 위해 조금 더 사소한 부분까지도 당연하게 지나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