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일기

특이한 식사

2019년 2월 6일

by 제인


혹시 잡채 미역국을 아시는 분이 있나요. 우리 집만의 특이식 <잡채 미역국>. 뭐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잡채를 미역국에 말아먹는 방식인데, 시작은 아빠였다. 아빠가 이렇게 먹으니 가족 모두가 그렇게 먹었다. 나는 실제로 잡채 먹을 때는 꼭 미역국을 해서 같이 먹어야 하는 줄 알았다. 한 번은 급식에 잡채와 미역국이 나온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자리에 모여서 밥을 먹는데 잡채를 미역국에 풍덩 빠뜨리는 나의 모습을 보던 친구들이 일시 정지되었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때 알았다. 잡채를 미역국에 말아먹는 것은 우리 집사람들만이 하는 특이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어디엔가 몇몇 집은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할 것 같다. 나처럼 먹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맛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 미역국에 잡채를 만 맛이다. 미역국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대신 면이 당면이라 탱글하고 맛있다. 특이식을 널리 널리 전파해야겠다.


위층 할머니가 명절에 친아들이 온다고 준비해놓으신 소갈비를 가지고 오셨다. 아들이 아파서 못 왔다면서 양이 많아서 나눠주신다고 했다. 평소에 쓸쓸하게 혼자 사시는 것 같아 보이던데, 그 아들은 어디가 얼마나 아팠길래 온다고 해놓고 안 온 걸까. 자식 먹일 생각에 양념갈비를 재고 전을 부치는 할머니의 모습을 상상했다. 못 온다는 소식에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아프다는 자식한테 한 소리도 못하고 몸조심하라고 걱정하셨겠지. 할머니가 주신 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아들이 더 야속하게 느껴졌다.


달려라 방탄, 본보야지를 끝낸 지금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한 지금, 찾았다. <방탄 가요>. 브이앱 영상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왜 방탄 가요를 몰랐을까. 엄마랑 표복절도하면서 봤다. 애들 진짜 웃겨. 중소기업이라 한국에서 팽당한 게 지금 와서 보면 월드클래스로 가는 지름길을 BTS와 빅히트가 직접 만들게 한 것 같다. 이걸 밟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지. 밟혀도 꿋꿋하게 일어나 줘서 고맙다. 덕분에 나는 이들의 음악을 듣는 매일이, 이들의 콘텐츠를 보는 밤이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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