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글 썼던 이유가 내가 다른 사람한테 위로를 주고 소소하게나마 다른 사람이 내 글을 보며 공감을 하고 약간의 즐거움이나마 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껏 글을 써왔는데, (읽고났더니 기분이 더 더럽네 가 아닌 그래도 나같은 생각 하는 사람도 있네 정도면 충분하다)
사실 글을 계속 쓰는 더 솔직한 이유는 딱히 이것 말고는 더 의미를 느끼는 일도 더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에르노의 [부끄러움] 이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었다.
"글쓰기가 없다면 실존은 공허하다"
저자가 12살 때 아빠가 엄마를 죽이려고 하던 장면부터 책은 시작되는데 그 이야기를 하며 아니에르노는 이렇게 얘길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게 있었던 일이 평범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다른 평범한 가정들도 다 이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나는 아빠가 엄마를 죽이려고 하는 것까진 보진 못했지만 폭력 장면을 봤었는데 그것이 나의 존재에 부끄러움으로 남아 나는 뭔가 숨겨야 할 것이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나를 드러냈다간 내 치부가 드러나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 같은 느낌. 그러니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면을 쓰고 그게 잠시는 통했겠지만 결국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은 공허해지기 마련이다.
왠지 이런 사람은 나 혼자인것만 같고. 정말 겉으로 보면 나 말고 다 행복한 것 같은!!!
내 맘속에 뭔가 알 수 없는 회색의 어두운 부끄러움을 글로 쓰다보면 정말이지 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정말이지 이 일이 좀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겪었던, 숨기고 싶었던 나의 어린 시절, "부끄러움"이 이젠 왠지 좀 평범하게 느껴져서 이제 자랑스럽게(?)드러낼 수는 없어도 그냥 좀 예전보다는 조금 가볍게 주위에 흘릴(?)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집안 이렇잖아..ㅎㅎ" "나 엄마랑 막 대박 소리 지르면서 싸웠잖아"
아직도 나의 보호를 위해서 당연히 가면을 쓰긴 하지만 이젠 가면보다는 화장 정도라서 덜 숨이 막힌다.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되도록이면 미소를 보여주고 웃으려고 하지만 그것이 나의 정신건강과 나와 너 모두를 위해 좋음을 이제는 안다.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것이 나한테도 좋음을 안다!!
사실 너한테만 좋은줄 알았던 것이 사실 너가 좋은게 나한테도 좋은 것임을 느끼게 되는 것,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연결"되기 위해서라는 것.
연결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가 오늘도 이 세상을 떠나지 않고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회와의 연결.
무엇보다 나와 내 자신과의 연결.
이제는 못난 나를 좀 "봐주고"
자꾸 거슬리는 그도 좀 "봐주고"
서로 좀 봐줘가면서 오늘 잠드는 순간까지 따뜻한 눈으로 나와 너를 바라보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너가 오늘도 거기에 있어준다는 것으로 이미 충분한건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