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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황 Sep 29. 2022

새벽 기상 신봉자

새벽 기상을 시작한 지 오늘로 5개월이 됐다. 전에도 새벽 기상을 시도했었지만 매번 실패했었다. 일찍 일어난 날은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올해 5월, 미국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을 들었는데, 매일 한국시간 새벽 2시에서 5시까지 수업이 진행되었다. 8일 동안. 첫날은 너무 힘들었지만, 라이브로 진행되는 수업이어서 혼자 깨어 있는 것보다는 견딜만했다. 수업이 끝난 후, 이 기회를 이용해야겠다 싶어 4시 반 기상을 하기로 결심했고, 지금까지 계속 새벽 기상을 하고 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고, 새벽 기상에 대해 극찬하는 유투버들을 봐도 별 감흥이 없던 내가 새벽 기상을 맘먹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편찮아지면서부터다. 낮에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이것저것 챙겨 드리고, 남은 시간에 코칭을 하다 보면, 계획했던 프로젝트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못해, 한 달이 가도 진전이 전혀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병원을 알 갈 수도, 코칭을 안 할 수도 없기에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게 새벽 기상이다. 그 시간에 중요한 일들을 해 놓으면 낮 시간에는 어떤 일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새벽 기상의 신봉자가 되었다. 


내가 경험한 새벽 기상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첫째, 중요한 일들을 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확언, 기도 그리고 명상을 하고 나면 바로 중요한 일들이 뭔지 점검하고, 그 일에 집중한다. 어느 날은 한 시간 만에 중요 일들이 끝나, 5시 반에 새벽 산책을 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6시 반에 끝나 그 시간에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내 새벽의 우선순위는 세상에 나가는 나를 준비하는 것 (확언, 기도, 명상)과 정말 중요한 일들에 시간을 쏟는 것이다. 산책을 다녀와서 샤워 후 아침을 먹어도 겨우 7시 반, 8시가 된다. 


둘째, 교통 체증을 덜 겪는다. 한 달에 한 번 고향인 대전에 가는데, 요즘은 새벽 5시나 6시에 집을 나선다. 대낮에 걸리는 시간이 2시간 반에서 세 시간인데, 새벽에 출발하면 두 시간이면 거뜬히 고향에 도착한다. 오전에 있는 고객 미팅에는 늦어도 6시 반에 출발해서 교통 체증을 피한다. 


셋째, 새벽의 상쾌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늘 아침도 고객 미팅을 위해 6시에 집을 나서니, 온 세상이 안개로 자욱하다. 안개 위 롯데 타워를 보고, 잠실대교를 건너며 안개 자욱한 한강을 본다. 새벽 산책할 때 공기는 또 어떠한가. 어느 날은 14도, 어느 날은 16도인 그 아침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니, 스위스 공기가 부럽지 않다. 고향인 대전으로 갈라치면, 운전을 하다 멋지게 떠오르는 해도 감상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자신감이다. 세상이 아직 잠들어 있을 때 깨어 창문을 열면, 괜히 뿌듯하다. 중요한 일들을 다 마친 6시 반에 산책을 나서면, ‘이렇게 새벽 기상도 하는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신감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른다. 매일매일 그 자신감을 느끼니, 난 점점 웃음이 많아졌다. 종종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그냥요.”


난 안다. 

그게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는 나에 대한 깊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웃음이라는 걸. 


그리고 그 자신감은 새벽 기상을 지속하며 충만해졌다는 걸. 


마지막으로, 잘 해낼 거라는 믿음 덕분인지 요즘 일이 정말 잘 되고 있다. 그리고 깊이 믿는다. 앞으로도 잘 될 거라는 것을. 


이제 나는 ‘새벽 기상 신봉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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