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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Feb 09. 2023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양윤옥 옮김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자기가 써왔던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쓴 책이라 했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나로서 는 기대가 큰 책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재미있었다. 역시 그의 책이다라고 느꼈다.


그렇지만 어디가 어떤 부분이 다른가 하면서 읽었는데 내가 볼 때는 똑같았다. 어떤 것이냐면 이런 것이다. 

초반부에 나오는 내용은 거의 사실이 아닐 내용일 확률이 높고 책에서 나오는 내용은 반드시 이어지며 핵심적인 내용은 책 후반부에 나오기 때문에 예측이 전혀 안된다 이다. 물론 그 재미로 보는 거긴 하다.


중반부쯤에는 우주소년 아톰얘기인가 싶어서 아 이제 쓸게 없어서 로봇까지 갔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름 물리학이 나오고 과학 관련 내용을 섞어 넣었지만 현실적인 부분은 좀 떨어져서 아쉬웠다. 약간 SF적인 내용이다. 비현실적인 얘기를 있을법하게 만들었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한편으로는 가지고 싶은 능력이기도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어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간에 어떤 여자가 40살 차이 나는 남자와 결혼한 이유를 들을 때는 약간 그럴듯하다고 느꼈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했고 그가 죽으면 재산이 자기 것이 되어 산다는 내용이다. 20년 정도만 참고 살면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얘기에 어느 정도는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병아리는 귀여워하면서 닭은 무자비하게 먹는다는 내용이 나올 때는 좀 흠칫했다. 치킨도 그렇지만 달걀은 뭐 거의 반찬이니까 말이다. 알면서도 다들 그렇게 산다는 걸로 위안을 삼을 때면 약간 이기적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 분명 줄이기로 했건만 잘 되지 않는다. 


이번 책에서도 역시 저자는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와 사람의 호기심이라는 것을 자극하여 책에 몰입해 버리게 하는 점이 좋았다. 아 그게 그런 거였구나 하면서 탄성을 지르면서 보는 것은 이 저자의 능력이다. 분명 지어낸 소설임에도 빠져드는 것을 보면 책이라는 것을 많이 출판하면 책이 작품이 되어서 나오는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 내용 중에 천재 영화감독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한편으로는 현실의 모습을 약간 투영해서 쓴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책 내용 중에 영화감독이 본인이 쓴 글을 출간 담당자에게 먼저 보여주고 출간을 의뢰하는 내용이다. 그 글을 읽어본 담당자는 발간되기 전 내용 발설은 금물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연한 얘기임에도 그런 룰이 있다는 내용은 경험에서 나온 걸 쓴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부분은 가족이 완벽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분명 실제로도 내 가족이 엉망으로 살고 서로 대화가 단절되고 싸움만 하는 현실이 분명 있을법했다. 어느 정도는 현실을 근거로 쓴 게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사회적인 지위도 완벽하고 가족 구성원도 완벽하고 모든 게 완벽한 삶. 


현실을 즐기고 살아가야 함에도 남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을 리셋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외적인 모습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을 보면 그런 일이 없으리란 법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SF소설을 쓰더라도 현실에 근거해서 녹여내는 것을 보면 저자의 능력이 대단한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물론 라플라스의 마녀라고 하길래 악마 같은 여자가 활약하는 내용으로 좀 더 판타스틱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랬다면 그의 책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미래를 궁금해하는 내용이 있었다. 나도 매우 궁금했지만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에 수긍했다.


내용을 스포 할 수는 없으니 여기까지 하겠다.


역시 가독성이 좋고 삶의 교훈까지 안겨주는 책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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