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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an 15. 2023

강남에 집을 샀어를 읽고

최하나 지음

내가 본격적인 독서의 길로 진입했을 때 저자의 책을 읽고 에세이라는 게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밀리의 서재에 책이 나오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보니 새로운 책이 나온 걸 보고 읽게 되었다. 이 저자의 책은 가독성이 매우 좋으며 중간중간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이 참으로 인상 깊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러하였다.

     

이 책은 소설이며 소설의 주된 내용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 남자의 삶을 그렸으며 부동산에 목메는 우리의 삶을 잘 나타내 주었다. 한 남자가 사법고시를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결국 현실에 순응하고 적은 보수의 일자리를 얻었지만 온갖 잡무와 인격모독에 시달리면서 부동산의 길로 향하게 된다.   

   

부동산은 서민층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며 회사 생활을 하니 일반인들의 한줄기 빛과도 같다. 물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조금씩 저축해서 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는 정말로 부동산을 잘 사서 10억 클럽에 가입하고 직장인 평생월급을 부동산을 해서 부자가 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엄마들이나 이모들을 보면 죄다가 여기 땅은 얼마가 올랐고 지금 팔면 얼마고 그 생각들만 하고 사는 거다. 

    

확실히 인플레가 발생하면 내 자산 가치가 올라가고 내가 저금한 돈은 돈가치가 그만큼 떨어지니까 저축의 의미가 없기는 하다. 정말로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 번 친구에게 대꾸할 말이 없다.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비아냥 데는 수모를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 소설은 평범한 남자가 부동산으로 성공을 했다는 성공스토리를 담지는 않았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이며 아주 없는 경우는 아닌 것 같아 씁쓸한 내용이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나온 내용처럼 일만 하는 사람은 가난하게 된다는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많은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을 들으면 참 기분이 그렇다. 나도 그 책을 읽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일만 하는 우리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을 보며 비난한 적이 있었다.  

   

단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이 사회가 돌아갈 수 있게 공헌하는 사람들임에도 부동산이라는 존재가 그들의 일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림으로써 그들의 노동이 무가치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거품이 좀 빠지는 형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도심 지역이나 일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은 아직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우리네 현실은 아직도 사는 지역에 따라 차별이 존재하며 사회적인 지위에 따라 불평등 또한 존재를 한다.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은 보다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사는 현실에 절망하고 부동산이라는 괴수가 더욱 옭아 메어 버리니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돼버리는 것 같다. 불평등하다고 느끼니까 분노를 사게 되고 내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동창회라는 게 어느 순간 자랑하는 모임이 되어 버렸고 내가 타는 차, 사는 지역하고 있는 일은 내가 귀족인지 평민인지 구분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물론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러해서 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째서 노동의 가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땅을 소유했다는 사실 만으로 돈을 더 많이 버는 건지 모르겠다. 무언가 시스템이 잘못되어 있으며 노동의 가치는 다시 평가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누구는 죽어라 회사에 갇혀서 일만 하면서 살아야 하고 누구는 아무것도 안 해도 다달이 통장에 월급쟁이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그럼 당신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말이다. 이미 그렇게 되기에는 늦었고 다 선점해 놔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할 일은 나만을 위해 사는 일이며 더 이상 그들의 로봇이 되지 않는 일뿐이다. 아마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그리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젊은 인력들이 현장에 부족한 게 분명하다.

       

쉽게 생각해서 너나 해라이다. 강남에 제가 살아봐서 아는데 별거 없다고 하는 의원들은 잘라 버려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물론 돈으로 돌아가는 사회이지만 그렇게 돈으로 찍어 누르다가 시민들이 반기를 드는 수가 있다.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은 두려울 게 없다. 내 몸 하나만 건사할 수 있다면 어려울 게 없을 것이다. 자꾸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싶지 않은데 거꾸로 특권 계층의 힘을 부리는 인간들이 있어서 안 할 수가 없게 된다. 

    

어쨌든 이 책은 부동산으로 성공하려다가 결국 실패하고 있는 돈 마저 잃게 되어 사회에 암적인 존재로 전락 버리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 아마 책과 같이 실패하면 결국 죽거나 범죄자가 될 것이다. 그러한 모습이 우리의 현실적인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최하나 작가의 글이 언제 책으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시나 좋은 글을 읽었음에 감탄을 했다. 아직도 커피를 중독자처럼 드시는지 궁금하지만 몸 생각을 해서 디카페인으로 전향했거나 줄였을 것 같다. 이전 책의 커피 이야기가 재밌어서 가끔 생각이 난다.

하루에 커피 6잔씩 마시고 살면 건강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준 책이었다. 아마 그 이상 드신 걸로 안다.

      

작가님 몸 건강하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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