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건 Jun 18. 2023

"시험장에서 깨닫는 학업의 가치와 삶의 방향"

대건 지음

2023년 6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방송통신대학교 기말 시험 기간이 왔다. 시험 시간은 내가 원하는 날짜에 할 수 있지만 일부 특정 시점의 날짜에는 빨리 선점해야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중에 시험을 치뤄야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일정 후반부에 등록한다. 또한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보다는 중간쯤에 볼 수 있는 일정들은 학우들의 수가 정해져 있기에 되도록 빨리 일정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기 초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시험일정이 다가오니 이상하게 부담감이 더 가중되어, 그런지 공부를 많이 못했다. 누군가 시험에 대한 압박을 주는 동료도 없고, 열심히 해야 할 이유도 없어서 그런것 같다. 내 발전을 위해서 시작한 것이지만 학습 내용은 이해가 안 되면 외면하게 되고, 그렇게 시험날짜만 앞에 다가와 버리니 학업에 대한 의욕 자체가 꺽여버린다. 그럼에도 이번이 첫 학기이고 하니, 시험은 치룬다는 마음가짐으로 기말시험을 보게 되었다.


기말 시험을 보는데, 크게 놀라는 경험을 했다. 그것은 방통대 건물 안에 시험장 주변에 공부하는 사람들과 시험을 응시하는 여자들이 엄청 많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남자도 있기는 하지만 비율이 8:2 정도는 되는 듯 싶었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이랬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앞으로 여자들이 이끌고 나가겠구나" 였다. 이 나라의 남자들은 운전이나 몸으로 떼우는 일만 하러 갔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학이라는 곳이 취업을 위한 수단이고, 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하여 많은 이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통대 학우들을 보고 내 자신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정답만을 강요하고 사회에 나가면 써먹지도 않는 불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어 시간 낭비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다른 생각이 든다.


왜 군대에서도 잘 지낸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도 잘 지내듯이 학교 생활도 잘 해낸다면 회사일인듯 못하겠느냐 싶었다. 정답만을 강요한 답안 맞추기에 능한 사람 조차도 이후에 그것이 불필요하면 극복을 한다. 그런 것을 보면 일부 암기식 교육 자체가 창의성을 헤친다고 하지만 어찌되었든 아예 학업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아보였다.


물론, 너무 학업에만 치중하고 그 대가만을 바라는 채 취업을 할 생각이라면, 사회에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이 이야기했듯이, 전공 공부한 사람들이 실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에 처음부터 가르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그럴 거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보게 된다. 공부는 그때까지의 노력 여부를 평가하는 용도로만 쓰인다는 것이 맞아 보인다.


어쨌든 이런저런 학교의 학업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마당에, 열심히 시험을 응시하는 학우들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평소에 열심히 듣던 과목은 괜찮게 본 것 같아 다행이었다. 성적 위주의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막상 시험을 치르니 결과가 궁금하기는 하다.


교수들이 본인들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사회 돌아가는 사정은 전혀 모르기에 전공이나 학벌 자체는 회사에서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도 학교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은 현장에서 배우게 된다. 따라서, 공부를 통해 얻는 것은 지식 자체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같은 능력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해도, 대학에서의 학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통해 얻은 능력이 현장에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운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학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결국, 학업과 현장 사이에 괴리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업은 중요하다. 실제로, 학업을 잘 해낸 사람이 현장에서도 더욱 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학업을 통해 얻은 능력이 현장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학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끝.


작가의 이전글 "끈기보다 끊기: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