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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Aug 19. 2022

"사장으로 산다는 것"을 읽고

서광원 지음

“사장으로 산다는 것“을 읽고

저자 : 서광원     

다수의 사장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사장들의 속마음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책이다. 사장이란 직원 된 입장에서 봤을 때는 매일 놀고먹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상은 외롭고 고독한 자리임을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느꼈다. 저자 또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사장을 해보았는데 그것마저도 무척 힘이 들었다고 한다. 이 나라에 있는 작은 가게의 사장들을 보면 존경심이 나온다고 하니 그 말자체로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속은 타도 웃는다 “

장사가 안되거나 사업실적이 안 나오면 사장의 마음속은 울상이지만 티를 낼 수는 없다. 그가 책임지어야 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본인이 무너지면 모두 무너진다. 그러니 견뎌야 한다.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사업실적이 적자인데 휴가를 좋은 곳으로 가자는 팀장의 말에 억지미소를 지으며 승인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나도 회사를 다닐 때 생각했던 부분이다. 물론 그때는 직원인 내가 가자고 한 게 아니고 사장이 가자고 한 거였다. 일거리가 별로 없는데 일할 생각은 않고 전 직원을 데리고 피서여행을 가자고 하니 나 스스로는 답답했다. 지금 휴가 갈 때인가 조금이라도 아껴서 사업에 보태는 게 좋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주제넘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만약 내 말대로 휴가를 가지 않았다면 회사 직원들은 흔들렸을 것이다.

그런 걸 보면 사장 짬밥도 무시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장들이 바람피우는 이유“

회사가 규모가 커지고 사장실이 생기면 혼자 있게 된다. 직원들이 눈치를 보게 되고 대화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또 집에 가면 그동안 회사에 쭉 매진해서 일했으니 가족과도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이다. 즉 외로움이 커진 상태이다. 그러니 룸살롱 같은 데서 탕진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재미없는 내용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는데 그 얘기만 잘 들어줘도 간이고 쓸개고 다 준다고 한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

직원을 10명 정도 데리고 있던 사장의 이야기다. 요즘 젊은 직원들 하루에 2시간은 블로그에 채팅, 메신저를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삐지고 신입들은 갑자기 결근 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수일이 지나고 일한 거 월급 달라는 요청이 온다고 한다. 그럴 때면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고 한다. 현재는 웬만한 일은 다 외주로 돌리고 직원 1명 데리고 운영한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면접을 볼 때의 일화를 얘기해 주었다. 해외 업무를 보기 위해 이력서도 영문으로 제출하라고 채용공고를 냈을 때의 일이다. 영문으로 온 이력서는 아예 없고 신청자조차 열흘 동안 서너 명 정도 왔다고 한다. 그래도 직원이 필요하니 그나마 그중에도 연수 갔다 온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을 뽑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 직원과 함께 해외를 나갔다가 엄청나게 상전 모시듯이 갔다 왔지만 그 직원은 그다음 날부터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도 사장하지 말고 직원이나 할 걸 그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근데 이미 사장의 맛을 본 사람이 과연 직원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오로지 사장들만 인터뷰했으니 직원들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갑자기 잠수 탄 신입직원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봤어야 했다. 그들도 사람인데 젊다는 이유로 생각 없이 잠적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맘에 안 들었던 것이다. 잘 해낼 자신도 없고 비전도 없어 보였을 테고 중간에 책 내용 중에 면접 볼 때 월급을 얼마나 주는 거냐 주 5일제는 하는 거냐고 묻는 내용이 있다. 난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얘기해줘야 한다 그래야 본인들 스케줄에 맞출 수 있다. 물론 사장 입장에서는 직원이 모든 걸 걸고 내 회사처럼 해주길 바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얘기해서 그렇게만 해주기만 원하고 적절한 보상은 없지 않은가 싶다.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봐라 그렇게 하는 직원에게 마땅한 보상을 지급해 줄 수 있는지 말이다. 애초에 그렇게 해줄 수 없다면 서로 지켜야 할 원칙 정도는 지켜주는 게 맞다고 본다. 또 중간에 메신저 어쩌고 하는 내용도 반박할 수 있다. 젊은 사람에게는 친구들이 꽤 많다 그쪽도 관계망이다. 무슨 로봇 기계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허용해 줘도 된다고 본다. 그리고 메신저 한다고 탓만 하지 말고 업무를 좀 같이 하던지 일을 주던지 하면 그런 일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 본다. 내가 볼 때는 사장의 무능력으로 보인다. 직원들 탓만 하지 말고 같이 상생해 나갈 생각을 해야지 서로 잘 끝냈다. 직원들이 뭐라고 하고 그만뒀을지 내 눈에는 훤하다.   

  

그리고 해외업무를 같이 나갔다가 돌아온 그 직원. 사장이 얼마나 투덜뎄을지 나한테도 느껴진다. 아니 그럼 연수한 번 갔다 온 친구가 뭘 알겠는가 그럴 거면 경력직으로 구하고 돈을 더 올려서 구인을 했어야지 싶다. 얼마나 그지 같이 굴었길래 다음날 잠적하겠는가 말이다.

내가 젊은 사람들 편을 드는 게 아니다. 사장이라고 직원들이 옛날 시대처럼 군부대처럼 무조건 따르는 게 아니다. 본인의 생각이 있고 본인의 삶이 있는 사람들이다. 수직적인 관계는 이제 현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제도가 아니라고 본다. 수평적으로 같이 상생해 나갈 수 있는 관계 그런 시대가 온다고 본다. 솔직히 직원 입장에서 안 하면 그만이다. 내 가족 있고 내 친구 있고 사지 멀쩡하고 굶어 죽지만 않으면 된다는 마인드로 살면 된다.  

    

이 책에 정주영이니 이건희가 어쨌느니 하는 대목이 있다. 옛날 사람 얘기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요즘에 이런 얘기를 했다가 꼰대 소리 듣고 욕먹을게 뻔하다. 그 사람들은 시대를 잘 타고났다. 어려운 시대에 정부에서 다 지원해주고 사람들도 돈 벌으려고 다 참아가며 일해줘서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거다. 본인들이 다 이뤄낸 것 마냥 떠들고 내 말이 진리라는 말은 이제 그만할 때 됐다.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가족 승계다. 어쩌고 저쩌고 해도 결국 다 아들한테 넘기고 갔다. 일단 내 가족을 먼저 돌보고 남은 항상 그 뒤다. 그러니까 직원들의 그런 마인드는 이상한 게 아니라고 본다. 물론 사장으로서 남을 해고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란 건 알고 있다. 전체를 죽이니까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 그게 너무 싫다.

그러니까 스스로 언제든 독립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직원들을 앞세워서 고혈을 빨아먹는 비겁한 형태는 없어져야 한다. 물론 나는 회사로서는 좋은 직원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조리한 모습을 참아가면서 까지 그들의 희생양이 될 생각은 없다. 

내가 사장이 되면 나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을 탓하고 솔선수범하지 않는 사장이라면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도 이 책의 중반부에 나오는 조지 패튼이라는 장군이 지뢰지대를 본인이 먼저 통과함으로써 부대를 이끌고 나갔다는 내용은 좋았다. 물론 운이 좋아서 다 지나갔겠지만 본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가지 않을 거란 생각으로 그랬을 거라 본다. 장군이라는 사회적인 위치도 있었을 텐데 그런 걸 보면 장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이름난 장군들은 모두 스스로 앞장서서 나섰기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의 일화에 대해서 나오는데 영화 명량에서 보면 이순신이 마지막에 안위야 어쩌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난 그게 이해가 안 되었다. 처음엔 유인책으로 섬멸하려고 버티고 있는 건지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많은 패전으로 인해 우리 수군은 왜군을 두려워했다. 그로 인해 다들 겁을 집어먹고 싸우지 않고 있었고 그걸 이순신이 앞장서서 싸우고 있던 거였다. 그러다가 막바지에는 안위 및 다른 배들한테 도망가서 어쩔 거냐 싸워라 하는 소리였다. 난 이순신이 바다의 기운을 받아서 휘몰아치는 바닷속 소용돌이에 일본군을 집어넣는 작전인 줄 알았다. 


물론 급물살 소용돌이가 얻어걸린 것 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목숨 걸고 싸워서 이긴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이야기가 좀 샌감이 있지만 어쨌든 리더란 중요한 자리이고 고독하며 솔선수범해야 자리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내가 약간 부정적으로 본 내용도 있지만 리더라는 자리의 책임감은 느낄 수 있었다. 리더라는 자리가 결코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고 수평적으로 전향되어 다 같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희망해 보면서 글을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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