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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Sep 09. 2022

"아직 긴 인생이 남아있습니다"를 읽고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정년 후 삶에 대한 생각을 잡아 주는 책이다. 정년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둘 때는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도 다 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가면 처음에는 자유를 느끼지만 점차 눈치를 보게 되고 본인이 무가치한 사람처럼 느껴지게 된다 한다.

     

회사를 다닐 때는 언제나 일 핑계를 대고 외면해왔던 것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더 이상 거절할 수 없는 상태가 온다. 평소 가족과의 관계를 잘 이끌고 주변 사람 과도 교류가 좋았던 사람이라면 정년이 되어 회사를 그만두어도 별 변화가 없겠지만 오로지 회사일만을 주로 생각하고 가정 내에서는 권위적인 사람이었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하대하고 막대해 왔다면 이제는 동등한 관계가 되어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소한 것으로 싸울 때가 있는데 예전에는 돈을 벌어줘서 그걸로 수직 관계가 유지되었다면 이제는 그것이 없어짐으로써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나이 먹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젊을 때 잘해주라는 게 괜히 나오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예전부터 전해 내려 오는 관습 같은 것을 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물론 책 내용 자체는 그런 것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미래만을 보면서 일만 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좋을 게 없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정년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삶을 도전하라는 기회가 온 것이며 나 자신에 대해 나이로 인해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인정을 하고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해보라고 하며 타인의 의지가 아닌 내 본인의 의지대로 사는 삶을 살라 조언한다. 

    

고민의 근원, 인간관계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우울증의 원인도 인간관계에 얽혀있다”


인간은 일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한 회사에 마냥 기대면 안 된다. 

블랙기업의 논리에 빠지면 안 된다.     


모든 문제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어떤 작가가 암에 걸렸는데도 출판사에 알리지 않고 숨겼다는 이야기는 참 씁쓸했다. 

돈이고 뭐고 역시 건강이 최고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즐겁게 살아야 한다.     


특별하지 않은 존재가 되는 두려움

이전의 세계가 사라지고 사회적 지위도 의미가 없어져 심리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처럼 느껴진다 한다. 그러니 젊은 시절부터 가사와 육아를 돕고 이웃과 교류를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관계는 왜 늘 수직적일까

아이는 어른보다 아래가 아니다.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는 자녀가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 그럼 그렇지도 핀잔을 주면은 안된다. 또한 스스로 벌어서 하라는 말 자체도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부모가 아이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아이에게 수직적인 관계 의식을 주는 행동일 뿐이라 한다.      


꼭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일이다. 꼭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일의 노예다.

불안하기 때문에 뭐라도 하려고 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급박하게 하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찾지 못하며 시간에 쫓기면서 한 결정은 결국 실패한 결정이 되고 만다. 시간을 좀 더 두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맞는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한다.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하라, 즉 보람을 느끼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한다. 경쟁사회 속에서 남을 이기려고만 하는 삶은 본인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고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 혹은 부모님이 억지로 시키는 일은 결코 나아질 수 없고 나 자 신또 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야 한다.     


요새는 본인만의 워라밸 만을 중시하여 일보다는 내 삶에 의의를 두고 살아가는 일이 많다. 하지만 그 워라밸을 지키기에는 회사 생활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고 살기에는 현실적으론 불가능할 것 같다. 당장 그런 워라밸을 할 수 있게끔 해줄 수 있는 회사도 드물며 그런 목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나 자신이 무엇이 장점인지 찾고 무엇에 어울리며 내 행복을 주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 했으니 한 번쯤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는 맞는 것 같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100세 시대라 해서 내가 100세까지 사는 것도 아니고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현재를 중시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항상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내 가족을 위해서 라던 남만을 위해 살아오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현재를 즐기면서 살고 내 가치를 깨닫는 삶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한다.     


정년 이후의 삶은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죄수가 만기 석방으로 나갔다가 다시 교도소로 들어오려고 하는 모습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도전이 어렵고 몸은 늙었으며 실패한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해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가사를 좀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귀찮은 일은 남에게도 귀찮은 일인데 자꾸만 미뤄두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조금씩 청소해두면 나중에 대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배웠는데 자꾸만 잊어버리게 된다. 미래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할 줄 모르는 사람보다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배워야겠다.     


배움이란 끝이 없고 내가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라면 성취감도 배가 될 것이고 흥미 있는 일을 찾음으로써 인생도 즐거워질 수 있다 하니 해봐야겠다.


끝으로 요즘에는 정년이라는 개념이 많이 없어졌다고들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정년이 돼서 나오시는 분들 많은 것 같다. 진짜 일본처럼 정년이 70세까지 되고 늘어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연금 재정부담을 덜으려는 꼼수라는데 딱인 것 같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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