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조짐」
“이번에는 확실히 이동할 것 같습니다.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번 이동이 무산됐을 때 상심이 크셨을 텐데, 잘 버텨내셨습니다.
관리자로서 좀 더 빨리 조치했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이렇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던 상황이었으니까요.
이해합니다. 저도 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동은 확정된 것 같다.
실장이 이렇게까지 의사를 표현한 건 이례적인데,
아무래도 내부 간부 회의 때 결정지어진 사안이었던 모양이다.
그가 ‘2년’이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잠시 회상에 잠기게 되었다.
어딘지도 모르고 저녁 늦게까지 헤매던 날이 떠올랐고,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차를 세우고 하나하나 배송하던 기억도 스쳐갔다.
비가 억수같이 내려 신발이 다 젖고, 발이 퉁퉁 붓도록 걸었던 날들도 있었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로 형과 말다툼을 했던 기억,
고객과 언성을 높였던 순간도 어쩌면 잊고 지냈던 일들 중 하나였다.
그동안은 그저 지나온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실장의 짧은 한마디가 오히려 그 시간들을 되짚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참 많이 지나간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맡은 지역이 어려운 구역이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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