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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말하는 사람에게 간다

불편한 진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

by 대건

다음 주면 공식적으로 팀을 옮기게 된다는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에 앞서 마련된 회식 자리.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떠난다는 사실에 대해 아쉬움이나 격려의 말이 오갈 줄 알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기대와는 달리, 내 이동에 대해 내심 불편한 감정을 품고 있던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접적으로 표현되진 않았지만, 말의 뉘앙스나 자리를 감도는 공기에 그 감정이 묻어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런 말이었다. 누군가는 내가 가려는 팀의 팀장에게 먼저 이동 의사를 밝혔지만,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 팀장은 애초부터 나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그 사람은 그의 눈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 이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정되어 있었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불만을 품게 된 것이다.


몸이 갑자기 안 좋다며 자리를 먼저 떠났지만, 그의 반응은 충분히 의미심장했다. 그가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 이유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역시 내가 가는 지역에 살고 있었고, 집과 가까운 구역으로 옮긴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기회였을 테니까. 게다가 신설 지역답게 엘리베이터나 도로 상황 등, 여러모로 작업 여건도 훨씬 좋은 편이다.


그가 차량을 정탑에서 저탑으로 바꾼 것도, 사실상 그 팀으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하지만 그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팀은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비교적 연배가 높은, 형님 뻘의 기사다. 신설 팀은 누군가가 중심을 잡아주기보다는, 스스로 빠르게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겸배를 돕고, 많은 물량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아마 그는 그런 역할을 맡기엔 부족하다고 판단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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