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동이 확정된 날, 옆 동료가 슬쩍 웃으며 말을 걸었다.
“너, 요즘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나는 물건을 들어 보이며 웃어 넘겼다.
“물량도 없는데, 하나라도 더 해야죠.”
그는 내 물건이 자기 물량 속에 섞여 들어온 걸 건네주며, 그 말의 진짜 뜻은 내가 팀을 옮긴 뒤로 한결 가벼워 보인다는 거라는 듯 눈짓했다. 웃음 속에 묘하게 씁쓸한 빛이 묻어 있었다.
사실 나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라 새삼 들뜨진 않았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절반쯤은 홀가분했고, 절반쯤은 담담했다. 그런데 그날, 그는 유난히 말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과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틈만 나면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물건에 얼굴을 묻고 묵묵히 일하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낯설었다. 내가 그의 속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아마 그 역시 그 자리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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