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구역의 인계가 시작되었다. 내 자리를 이어받을 후임자는 직영직원으로 정년을 마치고 나온 연배 많은 형님이다. 60세라는 나이 때문에 더 이상 직영직원으로는 일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계약택배로 전환해 다시 현장에 서게 되었다. 몸은 여전히 건강했지만, 제도의 벽 앞에서 선택지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정년이라는 제한은 나이가 들면 신체적으로 일이 버거워지기 때문에 정해진 제한선이다. 젊은 사람에 비해 몸이 예전 같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3일 동안 택배 업무를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지만, 내가 해오던 방식을 성심껏 전하며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3일 동안 함께하며 가르쳐본 결과, 스마트폰을 다루는 데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과거 직영 시절의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듯했다. 그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몸으로 길을 익히면 충분했기에 지도 앱을 따로 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계약 택배는 사정이 달랐다. 불과 3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모든 길을 외울 수는 없었고, 결국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을 통해 구역을 확인해야만 했다.
그는 주소 하나를 입력하는 것조차 어려워할 만큼 기계에 서툴렀다.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인맥을 통해 구역의 특성과 주소를 수소문해 보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결국 모르는 주소는 검색을 통해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이 일을 해내기란 불가능했다.
인수인계가 끝나는 마지막 날, 나는 그에게 내가 느낀 감정을 솔직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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