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만 2년이 되어간다. 팀을 옮기면서 솔직히 마음속으로는 작은 파라다이스가 열릴 줄 알았다. 신축 아파트 단지라면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도 피하고 눈도 피하면서 쾌적하게 일할 수 있지 않겠나. 게다가 입구 라인에 차를 붙여 두고 빠르게 배송하면, 당연히 시간도 줄어들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뛰어들고 보니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었다. 기대했던 만큼 시간 단축이 되지는 않았다. 지하주차장 구조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 헤매는 탓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전 구역에서 일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예전 구역이 더 나았던 건 아니다. 지금의 단지는 계단을 탈 일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하루에도 열 번 넘게 5층까지 오르내리곤 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분명히 몸이 한결 가볍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