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황선애 지음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이게 서평인지 독후감인지 아니면 비평하고 있는 건지 혼란이 올 때가 있다. 그런 고민을 이 책에서 여러 글을 쓰는 파워블로거 등 글을 쓰는 전문가들이 그 차이를 구분해 준다.
대략적으로는 이러하다. 서평은 다른 사람에게 책에 대한 주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고 독후감은 내가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작성하는 것이라 했다. 근데 좀 헷갈린다. 쓰다 보면 자꾸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글을 쓰고 싶고 글에 대해 비난도 하고 싶고 그렇다.
간단하게 서평은 남을 위해 독후감은 나를 위해 이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싶다.
사실 근데 서평은 어려운 것 같다. 논리가 명확해야 하고 근거가 있어야 하니 마음대로 쓰기가 힘들다. 또 독자들에게 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목표도 있으니 자율성은 조금 떨어질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막 쓰다 가는 이게 일기인지 독후감인지 구분 못 할 일이 발생할 것도 같으니 고민이 된다. 결국 글이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하기 위함인데 약간 중간에 놓고 쓰는 게 맞을 거라 생각한다.
논리가 명확하고 작가의 의도를 분석하고 내 의견까지 섞어 넣어서 글을 쓰려다 보니 부담감이 가중된다. 회피하고 싶어 진다. 이게 글 쓰는 목적은 분명 아니었을 텐데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안 하자니 수준 낮은 것 같고 하자니 부담되고 어려운 선택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게 어렵더라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으니 이제 서평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내 생각만 주저리주저리 줏대 없이 떠드는 것보다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일정량의 좋은 정보를 얻어가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았다.
또 어떤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더 많은 것을 공부해야 된다 했는데 이것은 내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물론 정보가 필요 없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나도 좋고 읽는 사람도 좋고 좋은 방향이 아닐까? 마냥 어렵다고 포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이 책에서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발췌해 봤다.
-독서보다 독후가 중요하다
무작정 다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감상문을 적어야 기억도 오래되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남에게 말할 수 있다.
-밑줄과 메모는 서평을 위한 준비운동
반드시 사용 가능하다. 책을 덮으면 잊어먹는다.
-관점은 별점이다
별점을 매기고 이유를 찾아본다. 책의 무게를 가늠케 하는 저울이다. 자기 관점을 수치화하다 보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관점이 명확해지기도 한다.
-비평하는 습관을 가지자
나를 지키는 비평 습관, 글쓰기를 넘어 삶의 태도로 이어진다. 내 생각을 표현해야 행복하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서평 하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다.
내가 이 책에서 눈여겨본 내용은 퇴고한 관한 내용이다. 퇴고는 쓴 글을 다시 고쳐 쓰고 하는 작업인데 실제로 나는 이과정을 많이 하지 않았다. 물론 전문작가도 아니고 독후감 쓰는데 그런 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글을 다시 보면 고치고 싶은 부분도 생긴다. 그래서 이걸 고쳐볼까 싶다가도 시간이 많이 지난 글이라서 고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퇴고를 많이 해야 훌륭한 글이 될 수 있다고 강조를 하니 한번 해보려고 생각 중이다. 엊그제 읽은 “빠르게 실패하기”의 책에서 나왔듯이 일단 시도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으니 뭐든지 일단 해봐야겠다.
초보는 초고쓰고 다 끝났다고 하고 고수는 초고 다으면 이제 시작이라는데 역시 고수는 다르다.
끝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왜 써야 하는지 약간 알면서도 현타가 오는 시점이었는데 서평을 씀으로써 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에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내가 쓴 글도 다시 퇴고해 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