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동 지음
카톡은 상대방과 만나기 위한 수단이다. 카톡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 무조건 헌신하지 마라. 행복하기 위해 연애하는 것을 잊지 미라 등 연애 관련 법칙들을 기록한 책이다. 책 내용대로 하면 분명 좀 더 나은 연애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 보인다. 물론 모든 연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은 아니지만 분명 고개가 끄덕여지는 법칙들이 많은 것 같다.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인 것 같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끼리의 모임 자체도 어려워지고 동호회 같은 곳을 가입하더라도 그만큼의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하는 상황이므로 쉽지 않은 길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결국 나이를 먹다 보면 최종은 결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의 내용대로 헌신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어서 되도록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자제를 했다. 그랬더니 상대방에게 이별통보를 받게 되었다. 물론 나 또한 책의 내용을 동의했음에 그렇게 한 것이지만 역시나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은 남자들이 여자의 답을 기다리거나 좀 더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면 나에게 호감이 있구나라는 사실로 인지하여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갑자기 연락이 뜸해지니까 마음이 변해버린 경우인 것 같다. 여자 마음은 알 수가 없는 듯하다.
웬만하면 카톡 말고 만나서 얘기를 하라고 되어 있어서 after 신청을 했더니 그다음 날 이별통보를 받아 버렸다. 처음부터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카톡으로 그리 대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마음을 내비쳤기 때문에 그리 한 것인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이별통보를 해와서 그냥 깔끔하게 정리했다. 매달리고 싶지도 않고 카톡으로 이렇게 이별통보하는 모습에 많은 실망감을 느꼈다. 물론 왜 그렇게 했는지 알고 싶기는 하다.
인연이 아니었던 걸로 생각하고 털어 버릴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한다. 이 책을 읽지 않고 그냥 헌신하는 스타일로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은 해봤다. 물론 그랬다면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되어 매번 끌려 다녔을 거 같기는 하다. 하지만 진정 사랑한다면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도 그 정도 마음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지나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별로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 인해 상대방도 그것을 눈치채고 먼저 이별을 통보한 것 같다. 나름대로는 몇 번 더 만나보고 좀 더 상대에 대해서 알았으면 했는데 아쉬운 마음도 있다. 사실 외모나 몸매가 좋거나 하지는 않았다.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그런 사람인 건 맞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좋은 사람일 수도 있으니 만나봐도 좋을 것 같기는 했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이다 보니 그쪽도 부담을 좀 느낀 것도 같다. 하지만 본인 자체가 벌써부터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보니 그 누구도 좋아해 주지 않을 듯하다. 한편으론 씁쓸했고 또 한편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내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소개팅 확률이 5%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애초에 나이들은 점점 먹어가고 주변의 권유에 한번 만나나 보자는 마음으로 왔으니 잘 될 리가 없기는 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극악의 성공률을 뚫고 될 줄 알았더니 나 또한 그냥 다른 사람과 같음을 느꼈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를 원망하거나 나 자신을 자책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과거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책의 조언대로 했다고 말은 했지만 실상은 그리 안 했을지도 모르겠다. 흥미를 유발하고 궁금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어야 했는데 너무 편하게만 대한 것도 사실이다. 집에서 주말에 자고 있는데 뭐하냐고 물어봐서 그대로 자고 있었다고 한 게 문제였나 아니면 좀 더 그녀의 일상에 대해서 물었어야 했는데 너무 무신경하게 지나간 것도 사실인 듯하다.
만나는 걸 중요시하지 않더라도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역시 중요한 것은 실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나름대로는 책도 읽고 친구에게 조언도 받으면서 소개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었는데 카톡은 만남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조언대로 했다가 멸망한 것 같다.
실패를 뒤로 한 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저자는 신이 아니니까 원망할 생각은 없다. 그저 책이 정답은 아니니 참고용으로만 하고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사랑도 결국 공부고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게 분명한데 왜 완벽한 사람을 찾는지 궁금해졌다. 이러다 정말로 로봇이랑 사는 거 아닐지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