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그만해야 할까?
꾸준함은 과연 재능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결국 그때가 왔다.
브런치 지속 여부에 대한 고민..
브런치가 내게 주는 의미가 예전만 못하다.
브런치 시작 후 그래도 1년 정도는 업로드 주기까지 정하며 꽤나 열심히 글감을 찾고, 쓰고, 퇴고하고, 올렸다.
매일같이 구독자가 늘어나고, 내 글이 가끔 포털 메인에 노출되는 짜릿한 경험을 하고 나면 마치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어요'라는 말처럼 내 인생에 뭔가 작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도 커졌다.
1년 6개월..
많은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함이 재능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지난 시간 동안 브런치로 인한 내 삶의 변화는 단언컨대 1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포털에 종종 노출됐던 내 글들이 브런치 입문자의 동기부여를 위한 브런치 측의 교묘한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수십만 조회수는 기껏해야 십 수명의 구독자 증가만 가져올 뿐이며, 이마저도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특정 주제 이외에 글을 쓸 경우에는 구독을 가뿐히 취소하기도 하며,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브런치의 마케팅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포털에 노출되는 경험은 꿈같은 이야기가 돼버린다는 현실만을 완벽히 깨닫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브런치로 출판에 성공했어요', '브런치 시작 한 달 만에 00 제안을 받았어요'라는 제목의 글들이 '희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가지지 못한 타인의 재능을 질투하고, 내가 이루지 못한 성공에 열등감을 부추기는 브런치를 이전보다 더 외면하게 될 뿐이다.
직업으로서의 '작가'에 대한 막연한 꿈을 이렇게라도 실현시켜보자 싶어서 시작했던 브런치였다.
그냥 '글이 쓰고 싶어서'라고 했지만 내심 아니, 노골적으로 '혹시 알아?'를 바라고 있던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지난 1년 6개월은 돌아보건대 스스로 초라한 시간이었다.
글을 쓰되, 브런치여야만 하는 이유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