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거절은 내 계획에 없었는데?
7월 어느 날 오전, F1 비자 인터뷰가 있었다.
사전에 유학원에서도 내 서류랑 모의 인터뷰를 확인하고서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북돋아주어서 크게 떨지 않고 대사관에 갔다.
영어 인터뷰에서 충분히 내 계획을 말할 수 있었고,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는 근자감이 있었던 것 같다.
8시 45분이 내 예약시간이었지만, 일찍 도착해야 한다고 해서 일찍 갔더니
너무 일찍 갔는지 7시 50분에 대사관에 들어갔다.
인터뷰 창구 앞에서 15분 정도의 시간을 대기하면서 특정 2명의 영사 앞에서 여권을 들고 퇴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비자 승인이 안 되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내 차례는 비교적 우호적으로 보였던 영사 차례였으나
그분이 갑자기 자리를 비우면서 나는 피하고 싶었던 2명 중 1명에게로 배치가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잘 될 거라는 긍정회로가 돌아갔다.
질문은 3개 정도를 받았고 나는 준비했던 대답들을 했다.
지문을 찍으라고 해서 찍었으며, '아! 됐구나' 했던 순간 담당 영사는 서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내밀었다. 결과는 주황색 레터, 즉 미국 체류 의사가 있어 보인다는.. 사유( 214(b)항 근거)로 거절당했다.
비자거절로 이미 나는 멘탈이 살짝 나간 상태였는데, 하필 집 가는 길에 비가 퍼부었고, 우산은 고장 나고, 신발은 물웅덩이를 밟아 젖었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ㅎㅎ
하지만 정신 부여잡고 집에 왔고, 급하게 다음 비자신청을 위한 DS160 작성을 진행했다.
(입과 일정 조정으로 인해 DS160은 다시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다음 인터뷰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첫날에는 잦은 로그인으로 계정이 잠겼고, 계정이 풀리고 보니 '인터뷰 예약 가능한 일정이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캘린더도 뜨지 않은 상태의 화면만 보일 뿐이었다. (인터뷰 예약은 3주가 지나도록 열리지 않았다..)
2회 차 시도할 기회도 없다니 절망스러울 뿐이었다.
물론 2회 차를 어떻게 준비할지는 나의 몫이지만, 당장 기회를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10월 입학으로 일정 미루는 것이 최악인 것이 아니라,
내년에 입학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조차도 비자가 합격되어야 해당되는 사항이니 역시 최악은 아니긴 하네...?
아직도 해결된 것은 없고, 해결될 기미도 안 보이며, 방향조차 파악이 안 된다.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내 의지로 극복해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답답하고 무기력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해결책이 당장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이 얘기를 늘어놓기만 하고 싶지도 않아서 인지 집에서도 괜히 방에서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극복을 해야 하는데..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정리를 해보아야겠다.
뒤돌아보면 아무 일도 아닐 테니까!!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긍정 최면이니까 열심히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