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3을 주문했다

by The reader


건망증일까?

치매의 전조증상일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하루,

요약하자면 이렇다


ㆍ지갑을 두고 외출한 줄도 모르고 외출.

ㆍ신용카드 전용 결제 주차장에 주차

ㆍ페이가 있어 지갑 없음을 인지 못함

ㆍ무료주차 등록하려는데

10년을 부린 차 넘버 기억상실.

ㆍ그냥 주차비를 내자 생각하고 쿨 퇴장

ㆍ차를 지하 몇 층에 뒀는지 또 기억 상실

ㆍ어렵게 차 찾아 출차하려는데 지갑 없음

ㆍ설상가상 주차장 관리인 응답 없음

ㆍ이용 상가 브레이크 타임으로 답이 없음

ㆍ출차 대기 중인 분들께 양해 구하고 후진

ㆍ기다려도 답이 없는 그들...


결국 낯선 이에게 납작 엎드려

신용카드 구걸해 출차하고

에 굴러다니는 현금 찾아 해결 봤다.


그럴 수도 있다고 웃어주는 아저씨 덕에 따뜻했고

부재중 찍힌 번호 보고 뒤늦게 연락 준 상가 직원은

뭐 그리 미안 송~을 부르는지.


멘붕 속에서도 한국인들 참 괜찮다, 생각하던 중

피날레로 집 주차장 기둥을 드르르륵 박았다.

차가... 꽤 많이 다쳤다.


'다큐'같은 인간이 '시트콤'으로

방송을 시작했던 과거는 아마도 복선인가 보다.

사는 게 참 시트콤이다.


그럼에도 오늘,

찰나의 순간조차 짜증 한 번 안 느낀

스스로를 발견하고 놀라웠다.

넉넉해진 중년의 멘털이라니.

산전수전 공중전을 넘고 나니

웬만한 불행은 내 멘털을 흔들 수 없구나.


그래도 뇌는 채찍이 필요해 보여

난생처음 오메가 3을 주문했다.

똑똑해질 거야.

그래야 투표도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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