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by The reader


멋지게 이겨보겠노라며

굳이 힘들다는 해병대를 지원했던

스무 살 청춘이

매서운 빗물에 스러지고 말았다.

아니다.

누군가들의 무책임,

혹은 원칙 없는 시스템에 내몰린 인재였다.

기적을 바라며 밤늦게까지 실종 군인의 소식을

기다렸지만 신의 손은 이 가여운 청춘에게

닿질 못했다.


오늘은 학교였다.

과거,

교사들의 갑질과 폭력에 시달렸던 세대는

스스로 어른이 된 후

다음 세대를 위한 학생인권 시대를

열어주었다.

하지만 못난 인간들은

어렵게 얻어낸 이 가치를

감사히 지켜내지 못하고

역갑질의 못난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서있던 교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젊은 교사의 죽음은

이제 엇나간 학생인권시대에

커다란 물음표를 던졌다.


한동안 뉴스를 끊으려 노력했다.

취향에도 안 맞는 코미디물을 보며

눈 감고 귀 막아

내 인생의 숨통을 보다 갈망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코 눈감아지지 않는

이토록 아까운 청춘들의 죽음.

몸부림치며 애통해해도

되돌리지 못할 순간이란

두고두고 어떤 지옥이 될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여,

오늘은 사랑하는 자를 잃은 이들의 고통에

같이 목놓아 울어주기로 한다.

잠 못 이루는 이 밤을

그대들을 위한 기도로 채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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