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2편 한韓 (1) #3

한韓이라는 이름 (1/3)

by 잡동산이

앞서의 글에서는, 조선-왕[朝鮮-王]이었던 준準이 새로 한-왕[韓-王]이라는 호號를 썼던 것이 본래 보다 그 아버지 부否와 마찬가지로 기-자의 후손이 아니라 한-후[韓-侯]의 후손이었기 때문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준이 한韓이라는 글자를 쓴 호를 일컬은 이유 되지만, 그 한이라는 글자 가 새로 이르렀던 현재의 한-반도 남쪽 땅에 대해 쓴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어째서 현재의 한-반도 남쪽 땅에 그 이름이 이게 되었을까요? 준이 한-왕이라고 일컬으며 다스리는 곳을 한이라고 하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충분한 답 아닙니다.




앞서 살펴본 잠부론 마지막 구절은 한-후가 - 한-후의 후손이 - 위만에게 패배한 바 되어 옮겨[遷] 바다 가운데[海中]에 머물렀다[][F:⑳]고 적었습니다. 위만에게 패배한 사람은 곧 조선-왕 준이니, 준이 조선에서 옮겨 바다 가운데에 머물렀다고 적은 것입니다.


그런데,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은 다른 표현을 써서, 준이 달아나 바다[海]로 들어갔다[1장 4편 D-1-(2):③] 적고 이어 한韓의 땅[地]에 머물렀다[居][A-3:①]고 적었니다. 이 구절 바로 뒤에 앞서 살폈던 바 준이 스스로 호를 말하기를 한-왕이라고 하였다[A-1-(1):①-②]고 적은 구절이 이어집니다. 이러한 일들을 위략은, 준이 바다 가운데[海中]에서 왕 노릇을 하였다[王][1장 4편 A-2:①-②]고 달리 적었습니다.


1장 4편 D-1-(2)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 (준은) ① 연燕의(= 연을) 떠난[亡] 사람 위만衛滿이 쳐서 (조선을) 빼앗은 바 되어 ② 그(= 준의) 가까운 사람들[左右], 궁宮의 사람들[人]을 거느리고 ③ 달아나[走] 바다로 들어갔다. ①爲燕亡人衛滿所攻奪②將其左右宮人③走入海
A-3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 (준이) ① 한韓의 땅에 머물렀다. ①居韓地
1장 4편 A-2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 주석 인용 위략: <① 준은 ② 바다 가운데[海中]에서 왕 노릇을 하였다[王].> <魏略曰①準②王海中>


이 자료들, 잠부론과 위략 모두 준이 머무른[居] 곳, 왕 노릇을 한[王] 곳을 바다 가운데[海中]라 표현하고 습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은 준이 머무른 곳[居]을 달리 한韓의 땅[地]이라고 적었으니 앞서의 '바다 가운데'라는 표현은 소금물 가득한 바다가 아니라 그러한 이름을 가졌던 땅 가리키는 것입니다. 서 바다[海]로 들어갔다는 구절에서 쓰인 바다 또한 그 이름을 가진, 운데의 땅을 포함하는 큰 땅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자, 그렇다면 과연 '바다 가운데'라는 이름의 땅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바다 건너 열도에서는 하나의 글자를, 여러 가지로 소리내는데, 뜻을 가지고 소리내거나 로 그 글자의 소리를 가지고 소리냅니다. 뜻을 가지고 소리낸다는 것 이상하게 들립니다만, 예를 들어 가운데를 뜻하는 中이라는 글자는 소리를 가지고 츄中, 뜻을 가지고서 나카中라고 소리낸다는 의미입니다. 한-반도에서 쓰는 글자의 뜻과 소리로 하면, 中을 '중'과 '가운데'로 소리내는 것입니다.


글자의 뜻을 가지고 소리낼 때에, 글자의 뜻이 여럿이라면, 하나의 글자를 각각의 뜻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소리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다를 뜻하는 해海라는 글자는 소리를 가지고 카이海라고 읽지만, 바다라는 뜻을 가지고 우미海라고 소리내고 멀리 건너편 이르는 하늘[天] - 아마天라는 뜻을 가지고 아마海라고 소리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앞서의 바다[海]와 바다 가운데[海中]은 열도의 방식으로 아마와 아마-나카로 소리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는 天이라는 글자를 뜻을 가지고 소리내는 것이에, 바다와 바다 가운데에 해당하는 아마와 아마-나카라는 소리 달리 天과 天-中이라고 적을 수 니다. 열도의 일을 적은 자료 가운데 잘 알려진 성씨록 일본서기에서 각의 단어들[G-①, H-1-(1):②]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G 성씨록: ① (천손天孫의 신별神別인 좌경左京의) 이루마-스쿠네[入間-宿禰]는 ② 같은 카미神(= 아마-호히[天-穗日-命])의 17세손 아마-히코[天-日古] 소-코로[曾乃-己呂-命]의 후손이었다. ①入間宿禰②同神十七世孫天日古曾乃己呂命之後也
H-1-(1)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① (신과 같은 사람[神]을) 이름하여 ● 말하기를 ② 아마-미나카-누시-미코토[天-御中-主-尊](= 아마-나카-누시[天-中-主])라고 하였다. (一書曰)①名●曰②天御中主尊


위의 자료에 보이는 命/尊라는 글자는 뜻을 가지고 미코토라고 소리냅니다만, 따로 뜻을 나타내려기 보다 御와 같이 높여 꾸미려고 쓰는 글자들입니다. 그러하기에 일본서기를 해석할 때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괄호 안에 적었듯이 따로 적지 않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따로 글자가 없어도 누고 の를 보태어 읽는 경우들 있는데, 이러한 경우도 대신 간단히 '-'로 적 것입니다.


돌아가서, 자료서 아마-히코[天-日古]와 아마-나카-누시[天-中-主]는 각각 아마天에 있던 히코日古라는 호의 우두머리, 아마-나카에 있던 누시主라는 우두머리를 말합니다. 백제에 의해 한韓이 없어진[滅] - 왕王이라는 호號를 쓰지 않게 되고 나서 한참 뒤, 진서 사이열전 한편은 한의 우두머리의 호를 주主[1장 4편 J:①]라고 적었니, 누시主는 바로 이 호를 말합니다.


1장 4편 J 진서 사이열전 한편: (무제 태강) 02년 ① 그(=마-한-)주主가 ● 자주 ② 사신을 보내니 ● (사신이) ③ 들어와 지역[方]의 물건들[物]을 주었다[貢]. (武帝太康)二年①其主●頻②遣使●③入貢方物




요컨대, 한-왕이 머무르던 한韓의 땅, 달리 바다 가운데 일본서기 아마-나카[海/天-中]라고 적고 있 곳이며, 준이 들어간 바다란 성씨록이 아마[海/天]라고 적고 있는 땅을 말합니다. 이제 이러한 열도와의 연결고리를 통해 한韓이라는 글자를 바라볼 수 있고, 러면 그 글자가 본래 쓰이던 곳이 아닌 한-반도의 땅에 또한 쓰일 수 있도록 하였던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나 그렇듯이, 그러기에 앞서 몇 가지 미리 살펴두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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