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2편 한韓 (1) #8

한-왕을 이은 사람들 (3/3)

by 잡동산이

앞서의 글에서는 쿠니-토코타치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 아사카라는 국에서, 앞서 있던 우두머리를 잇지 않고 서서 다스림을 이어갔다고 하였고, 이 사람보다 1세대 뒤의 사람을 쿠니-사츠치[國-狹槌]라고 하였습니다. 일본서기가 인용한 어떤 기록은 쿠니-사츠치를 또한 쿠니-사타치[國-狹立]라고 한다[H-6:③]고 적었습니다.


H-6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① 다음을(= 다음 카미 같은 사람의 호를) ● (말하기를) ② 쿠니-사츠치[國-狹槌-尊]라고 하였고 ● 또한 말하기를 ③ 쿠니-사타치[國-狹立-尊]라고 하였다. (一書曰)①次●②國狹槌尊●亦曰③國狹立尊


츠치つち라고 소리내는 퇴槌는 망치를 뜻하는데, 그 뜻이 확장되어 무엇인가를 '던지다'를 뜻하기도 하는데, 츠치는 땅을 뜻하는 토土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사さ라고 소리내는 협狹은 좁은 곳을 뜻합니다. 곧 쿠니-사츠치는 좁은 것에 스스로를 던진 사람인데, 사狹의 뒤에 우두머리로 다스리기 시작하였음을 이야기하는 '서다'라는 뜻의 타치立를 적고 있으니 곧 그 좁은 곳(땅)에서 우두머리가 되어 다스리기 시작한 사람을 말합니다.


쿠니-토코타치/소코타치와 다음 세대인 쿠니-사츠치/사타치의 뒤로는 호의 처음에 쿠니가 나오지 않습니다. 곧 쿠니-토코타치가 보다 앞의 우두머리의 뒤를 잇지 않고 - 옛 우두머리를 대신하여 다스리기 시작한 국國을 쿠니-사츠치가 떠나 다른 좁은 곳을 다스렸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좁은 곳은 어디였을까요? 자료들에 보이는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을 바로잡고 나면 그 답이 바로 나타납니다.




앞서 이자나-기, 이자나-미가 쿠니-사츠치의 4세대 뒤인 카시코-네의 아이들[子]이라고 하였습니다. 일본서기가 인용한 어떤 기록은 아와나-기가 이자나-기를 낳았다[H-7:⑦-⑧]고 적었으니, 이자나-기는 아와나-기의 아들이었는데 카시코-네의 딸인 이자나-미를 아내로 맞이하여 이자나-미와 함께 카시코-네의 아이들이라고 여겨졌던 것입니다.


H-7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① 쿠니-토코타치[國-常立-尊]가 ② 아마-카가미[天-鏡-尊]를 낳았다. ③ 아마-카가미가 ④ 아마-요로즈[天-萬-尊]를 낳았다. ⑤ 아마-요로즈가 ⑥ 아와나(-)기[沫蕩-尊]를 낳았다. ⑦ 아와나(-)기가 ⑧ 이자나-기[伊奘-諾-尊]를 낳았다. 一書曰①國常立尊②生天鏡尊③天鏡尊④生天萬尊⑤天萬尊⑥生沫蕩尊⑦沫蕩尊⑧生伊奘諾尊


그런데, 이 기록 그 앞에 쿠니-토코타치가 아마-카가미를 낳았고 아마-카가미가 아마-요로즈를 낳았고 아마-요로즈가 아와나-기를 낳았다[H-7:①-⑥]고 적었습니다. 곧 쿠니-토코타치가 이자나-기보다 4세대 앞선 세대라고 것이니, 앞서 일본서기가 쿠니-토코타치가 이자나-기보다 6세대 앞선 세대라고 하였던 것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관련하여, 앞서 살핀 阿斯訶備比古遲라는 구절에 이어 고사기는 1세대 뒤 아마-토코타치[P:①-②], 다음 1세대 뒤 쿠니-토코타치[P:③-④], 다음 1세대 뒤 토요-쿠마-노[P:⑤-⑥]를 적었습니다. 토요-쿠마-노는 토요-쿠무-누에 해당하니, 고사기는 쿠니-사츠치 빼고 쿠니-토코타치 앞에 아마-토코타치를 적 것입니다.


P 고사기: ① 다음을(= 다음 카미 같은 사람의 호를) ● (말하기를) ② 아마-토코타치[天之-常立-神]라고 하였다. ... ③ 다음을(= 다음 카미 같은 사람의 호를) ● (말하기를) ④ 쿠니-토코타치[國之-常立-神]라고 하였다. ... ⑤ 다음을(= 다음 카미 같은 사람의 호를) ● (말하기를) ⑥ 토요-쿠모-노[豊-雲-野-神]라고 하였다. ①次●②天之常立神...③次●④國之常立神...⑤次●⑥豊雲野神


쿠니-토코타치보다 1세대 앞의 아마-토코타치는 쿠니 대신 아마天에서 섰던 곧 아마에 있던 사람인데, 그 뒤 아마에 있던 사람으로 처음 나오는 아마-카가미는 쿠니-토코타치보다도 2세대 뒤의 토요-쿠무-누의 다음 세대입니다. 고사기는 아마-토코타치 뒤에서 아마-카가미 앞까지 아마에 있었던 여러 세대를, 일본서기는 쿠니-토코타치 뒤에서 아마-카가미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를 부자연스럽게 적지 않 있습니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은 쿠니-토코타치와 아마-토코타치가 같이 포함하는 토코타치라는 구절 때문에 둘을 잘못 바꾸어 적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문에 둘을 바꾸어, 일본서기가 은 아마-카가미보다 앞선 세대는 쿠니-토코타치가 아니라 아마-토코타치 하고 고사기가 적은 아마-토코타치, 쿠니-토코타치는 쿠니-토코타치, 쿠니-사타치고 바로잡았습니다.


이렇게 바로잡고 같은 세대인 사람들을 함께 적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마로 시작하는 세대, 쿠니로 시작하는 세대들 모두 비어있는 세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니-토코타치

쿠니-사츠치

토요-쿠무-누 / 아마-토코타치

우히지-니, 스히지-니 / 아마-카가미

오오-토-치, 오오-마-에 / 아마-요로즈

오모다루, 카시키-네 / 아와나-기

이자나-미 / 이자나-기




그리하여 모아놓은 단서들을 가지고 살펴보면, 먼저, 쿠니-토코타치[國-常/底立]는 일찍이[常] 국國의 아래[底]에 서서[立] 우두머리가 되었던 사람입니다. 다음 세대인 쿠니-사츠치[國-狹槌/立]국國을 떠나 좁은 곳[狹]들어가[槌] 섰던[立] - 우두머리가 되었던 사람입니다. 그 좁은 곳이란, 바로 다음 세대에 그 가까이 머무르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곳인 아마天입니다.


이미 이러한 일을 겪은 2세대를 자세히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일찍이 한-후의 후손으로 조선이라는 국에 들어와 머물다가 처음 조선-왕이라고 이른 우두머리의 손자의 뒤를 이어 서서 조선-왕이 되었던 부否와, 그리고 조선-왕이 되어서는 받아들였던 위만에게 패배하여 조선을 떠나 새로 한의 땅 곧 아마天로 들어가서 아마-나카[海/天-中]에 머물게 되었던 준準이 그들입니다.


그러니 쿠니-토코타치는 부의 호에, 다음 세대 쿠니-사츠지는 부의 아들 준의 호에 해당합니다. 카미 같은 사람이 쿠니-토코타치라고 하였다고 적은 모노物 곧 쿠니國는 부가 다스리던 조선이며, 그것이 같았다고 적은 앞서의 아시카/아사카[葦牙]란 준보다 앞서 첫 조선-왕의 손자가 다스리던 조선朝鮮을 간단히 적은 선鮮을, 소리를 가지고 소리낸 아시야카あしやか를 줄여적은 것입니다.


그리하고서 부의 아들 준이, 한旱이라고 일컫던 여러 우두머리들이 있는 땅에 들어가서 선대에게 이어받은 호를 가지고 스스로 한-왕[韓-王]이라고 하였으니, 그러한 일을 가지고 그의 호를 달리 쿠니-사츠치라고 이른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른 그 땅은 한旱과 소리가 같은 한韓이라고 하였는데, 그 땅의 사람들의 후손이 열도에 이르러 그 땅의 일을 전하면서는 달리 아마天라고 적었습니다.




앞서 준은 MC-213/11[+5)에 이르러 조선-왕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그 뒤 위만이 준을 패배시키고 조선-왕이 되었던 MC-192/11[+5)부터는 새로 한-왕이라고 일컬으며 활동하였습니다. 그러니 준의 세대에 해당하는 30해 간격의 주활동시기는 대략 MC-220[+30)이고 할 수 있고, 5세대 150해(= 5세대 × 30해/세대) 뒤인 이자나-기의 주활동시기는 MC-70[+30)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타카츠치라는 호의 뜻을 보면, 준이 처음 일컬었던 한-왕이라는 자리는 다시 아마의 사람이 이었고, 다음 세대인 아마-카가미라는 호를 쓰는 사람, 다음 세대인 아마-요로즈라는 호를 쓰는 사람들이 각각 이었습니다. 그 다음 세대인 사람의 아와나-기라는 호에는 아마天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으니 이 즈음에서 그 형제 또는 다른 사람이 한-왕의 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세대의 한-왕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기에 더이상 알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만, 그 다음 세대 한-왕은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과 그것이 인용한 위략이, 그 다음 세대 한-왕은 삼국사기 신라본기가, 그 다음 세대 한-왕은 삼국사기 백제본기가 각각 적고 있습니다. 그러니 각각 해당하는 시기의 일을 이야기할 때에 다시 살피기로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한-왕 준의 뒤로 그 자리를 이어갔던 사람들,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그 주활동시기와 함께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MC-220[+30) 쿠니-사츠치(= 준)

MC-190[+30) 아마-토코타치

MC-160[+30) 아마-카가미

MC-130[+30) 아마-요로즈

MC-100[+30) 아와나-기

MC-070[+30) 이자나-기 / 아마-나카-누시

MC-040[+30) 아마-히루-메 / 타카-무스히


사실 쿠니-사츠치가 준에 해당한다는 점은 여러 유물들에 있는 문자 자료들과 일본서기의 여러 구절들을 통해 일본서기의 시간축을 찾아낸 뒤에는 훨씬 간단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일본서기 하나를 깊이 바라보기보다 여러 기록들이 같은 일을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음을 살펴 이야기하고자 하였기에 약간은 아슬아슬한 연결고리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한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한-왕을 이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지막 세대인 이자나-기와 아마-나카-누시에서 시작되는 또다른 이야기는 다음 3장에서 이어 하기로 하고, 이번 편의 다음 글부터는 한에 잠시 머물던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장 2편 한韓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