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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서

바라보는 곳

by 잡동산이

마음 한 구석

다시 간지러운 곳

무엇인가가 자라는가.

다른 것과 섞이거나

이어지지 않고

그저 홀로 오롯이 자리하기를.


또 하나의 꿈

또 하나의 유혹

그것이 깨져나간 곳을

폐허 위에 그저 서 있다.

오고감 없어진

뚜렷한 미래와 과거의 현실 위에.


무엇인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또 하나의 유혹이

마음을 간질일 때

함께 찾아들 비명 섞인 미소를

그저 바라본다.


기대없이 쓸려가는

시간의 흐름 뒤

언제나 그리하고

언제나 그리하였고

언제나 그리할

실체는

피흘림의 환상과

희열의 환상을 보여

눈물을 흘리고 웃음을 짓고

고통스러워하며 편안해하는

그런 척을 하지만

실은

그저 자리하고 있었을 뿐.


들리는 세상 너머

일어나고 사라지는

꿈의 폐허 위에서

미소짓는 자

바라는 것이

없기조차 바라지 않는

떠날 수 없는

알 수 없는

스스로의 모습으로

깨어나지 않은 채

허우적거리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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