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괜찮아.

유일한 답.

by 잡동산이

보이는 것이 나아질 거라

생각해서가 아니야.

그 모두는 내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들이니까.

아무리 기쁘게 보이는 것들도

결국은 슬프게 보일 것이고

그렇더라도

괜찮은 나는 변하지 않아.

그 하나의 답을 지고

나는 이것들을 보고 있

그 답 만이 유일한 거니까.


포기할 수 없는,

그러려 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

그 하나의 답으로 있는 것,

다른 모든 것은 지나가고

남은 그것만이 처음부터

해야했던 것,

그러기 전에 그것으로 있던 것,

그러기 전에 그것이기로 한 것이니까.


문득

멀어져가는 세상이 일으키는

고통과 두려움 건너

자신과 함께 하는 따스함이

조용히 자리잡은 빈 곳,

졸린 듯한 또렷한 무엇인가

혼동하지 않을 무엇인가

그것이 있음을 보며


고통이 흘러가며

나라고 믿는 것

그러나 아닌 모든 것과

사라져가는 것을 본다.

지독한 고통과 두러움과

끝이 없는 듯한 외로움과 모자람이

그것에 딸려 뽑혀나가며

참을 수 있을 리 없다고 소리치지만

귓가에 맴돌다

세상을 따라 흘러갈 소리일 뿐.


그것은 그러할 것이기에

내 할 일이 아니기에

언제, 어디서도

잠시 눈을 감고

그저, 괜찮아.

어버렸던 하나의 답을

다시 기억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폐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