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한[天]에서 일어난 일들 (7/8)
이야기는 다시 스사노-오가 아마에 이르러 만나 히루메와 이야기하고, 히日의 와카-미야[小-宮] - 히루메의 작은 집에 머물던 시기에서 이어집니다.
히루메가 스사노-오를 다른 사람보다 빨리 만난 까닭은 아마-쿠마히토가 우케모치에게 가져올 곡물들을 빨리 얻기 위해서였고, 그리하여 그 아버지 이자나-기가 이룬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어 일본서기는 아마-쿠마히토를 만난 히루메가 곡물들을 얻고 기뻐하며[A-3-(2):①-④] 뒤에 사람들이 먹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A-3-(2):⑤-⑦]고 적었습니다.
A-3-(2)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아마-쿠마-히토가) ① 받들어 그것들[之](= 조, 누에, 뽕, 피, 벼, 보리, 큰 콩, 작은 콩)을 (히루메에게) 주었다. ② (이) 때에 ③ 아마-테라스(= 히루메)가 ④ 그것들[之](= 조, 누에, 뽕, 피, 벼, 보리, 큰 콩, 작은 콩을 가지고 온 일)을 기뻐하며 ● 말하기를 "⑤ 이 물건들(= 조, 누에, 뽕, 피, 벼, 보리, 큰 콩, 작은 콩)은 ● 곧 ⑥ 나타나 보일[顯見] 우거질 목숨들[蒼生](= 많아질 사람들)이 ⑦ 먹고 그것들을 기를 수 있다."라고 하였다. (一書曰)①而奉進之②于時③天照大神④喜之●曰⑤是物者●則⑥顯見蒼生⑦可食而活之也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히루메는 그렇게 이른 아마-쿠마히토에게 스사노-오가 함께 이르렀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는 길에 있렀던 일로 스사노-오의 뜻을 의심하여 맞서고자 준비하느라, 곡물들의 일은 신경쓸 틈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어 히루메는 스사노-오를 만나 그 뜻을 물었는데 그리하여 스사노-오의 말을 듣고서 그를 받아들여 와카-미야에 머물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고서는, 본래 곡물들을 가지고 오도록 처음에는 츠키에게, 다음에는 아마-쿠마히토에게 시켜 기대하였던 바, 아버지 이자나-기가 이룬 공을 보임으로써 아마에 자신의 자리를 굳히는 일을 스사노-오가 데려왔던 사람들을 보여 이루어낼 수 있었기에, 그리하느라 애쓰는 사이 곡물들의 일은 다시 미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데려온 사람들을 통해 이자나-기가 이룬 일을 아마 사람들에게 보이며 히루메가 그 자리를 굳히는 사이, 그들 가운데 어린 아이들은 자랐고 이미 주활동시기가 가까웠던 아이들은 자라 새로 아이들을 낳았습니다. 히루메의 자리가 굳어지는 것과 반대로, 아마 사람들은 이러한 아이들을 더욱 분명하게 바다 건너 땅의 사람 -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마 사람들은 아이들을 가까이 하되 깊이 어울리지는 않았으며, 아이들은 그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와 비슷한 입장에 있던 스사노-오를 가까이 하였습니다. 이것은 스사노-오를, 그리고 그를 아마에 머물도록 하고 있던 히루메를 다시 불안정한 입장에 놓이게 만들었습니다.
그 즈음, 앞서 동쪽 건너 진-한에 사람들이 세웠던 어린 신라 왕이, 나이들어 주활동시기를 시작할 때가 되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움직임을 삼국사기 신라본기 혁거세거서간 17년 기사는, 앞서 살핀 바 이 해에 왕이 돌아보며 6개 부들 - 이 때에는 아직 촌들이었던 무리들 - 을 다독였는데, 왕비 알영이 왕을 따랐다[3장 2편 C-24:①-④]고 적은 구절들에 이어, 알영이 사람들의 논밭갈이와 누에치기를 해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이로움을 모두 얻도록 하였다[C-1:①-②]고 적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나던 해는 MC-40이었습니다.
3장 2편 C-24 삼국사기 신라본기: (혁거세거서간) 17년 ① 왕이 ② 돌아보며 6(개) 부들[部](= 촌들)을 다독였다. ③ (왕)비 알영閼英이 ④ (왕을) 따랐다. (赫居世居西干)十七年①王②巡撫六部③妃閼英④從焉
C-1 삼국사기 신라본기: (혁거세거서간 17년) ● (왕비는) ① 논밭갈이[農]를 권하고[勸] 누에치기[桑]를 살펴[督] ● (6개 부들이) ② 땅의 이로움을 다하도록(= 모두 얻도록) 하였다. (赫居世居西干十七年)●①勸督農桑●以②盡地利
신라의 왕과 왕비가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줌으로써 자신들의 자리를 굳게 하려는 움직임을 알 수 있던 히루메는, 신라 왕비가 그러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논밭갈이, 누에치기를 보고 앞서 아마-쿠마히토가 가져왔지만 미루어 두었던 곡물들 - 이자나-기가 이룬 것을 보여 자신의 자리를 굳히려 하던 수단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보이려 하였습니다.
일본서기는 히루메가 곡물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물이 적은 곳에 뿌릴 씨로 삼고 나머지, 벼는 물이 많은 곳에 뿌릴 씨로 삼았다[A-3-(3):①-④]고 적었으며, 아마-무라[天-邑]의 키미君 - 우두머리 - 를 바로잡아 사-타[狹-田] - 좁은 논밭 - 그리고 나카-타[長-田] - 긴, 넓은 논밭 - 에 벼를 뿌리도록 하였다[A-3-(3):⑤-⑧]고 적었습니다. 신라의 일을 들은 같은 해 MC-40에 한 일입니다.
A-3-(3)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이어 (히루메가) ① 조, 피, 보리, 콩들(= 큰 콩, 작은 콩)은 ② 마른 논밭[陸田]의 씨[種子]가 되도록 하였으며 ③ 벼[稻]는 ④ 물댄 논밭[水田]의 씨[種子]가 되도록 하였다. ● 또한 이어 (히루메가) ⑤ 아마-무라[天-邑]의 키미君(= 우두머리)를 바로잡고 ● 곧 ⑥ 그 벼[稻]의 씨[種]가 ⑦ 처음 ⑧ 아마天의 사-타[狹-田] 그리고 나카-타[長-田]에 뿌려지도록 하였다. (一書曰)乃①以粟稗麥豆②爲陸田種子③以稻④爲水田種子●又因⑤定天邑君●即⑥以其稻種⑦始⑧殖于天狹田及長田
이 가운데 아마-무라의 우두머리라는 뜻을 가진 키미라는 말을 일본서기는 君이라는 글자를 써서 적었는데, 또한 아마는 天, 무라는 邑이라는 글자를 써서 적었습니다. 그런데 히루메 - 아마의 카미 같은 사람이 아마-무라의 키미를 바로잡았다고 적었으니 아마-무라의 키미는 아마의 카미 같은 사람의 다스림을 받는, 달리 말해 아마의 카미 같은 사람을 모시는 우두머리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한참 뒤까지도 아마/한에서 이어져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은 마-한 사람들이 하늘의 신 같은 사람 - 아마의 카미 같은 사람 - 을 믿어 제사지내는 - 받드는 - 사람을 국의 읍들에 세우고 천-군이라고 - 무라의 아마-키미 곧 아마-무라의 키미라고 - 하였다[D-1-(1):①-⑦]고 표현을 달이하여 적었습니다. 위의 사-타, 나카-타는 그런 키미가 카미 같은 사람들을 받들기 -제사지내기 - 위해 곡물들을 거두던 논밭입니다.
D-1-(1)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편: (마-한 사람들은) ① 귀 같은 사람[鬼], 신 같은 사람[神]을 믿어 ② 국國이 있는 읍들[邑]에 ③ 각각[各] ④ 1(명) 사람을 세우니 ● (그가) ⑤ 하늘[天]의 신 같은 사람[神]에게 제사지내는 데에 우두머리 노릇을 한다[主]. ● (마-한 사람들은) ⑥ 그[之]를(= 제사지내는 데에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사람을) 이름하여 ● (말하기를) ⑦ 천-군[天-君]이라고 한다. ①信鬼神②國邑③各④立一人●⑤主祭天神●⑥名之●⑦天君
그리고서 일본서기는 이어 그 해 가을에 그렇게 사-타와 나카-타에 뿌린 씨에서 자란 벼들이 많은 이삭들을 맺었다[A-3-(4):①]고 적었습니다. 일본서기는 이어 히루메가 우케모치의 입 안에 있었던 누에로부터 - 아마-쿠마히토가 곡물들과 함께 가져온 또다른 것으로부터 - 실을 자아낼 수 있었고, 그리하여 아마에 누에를 돌보는 도리가 있게 되었다[A-3-(5):①-⑤]고 적었습니다.
A-3-(4)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① 그 가을 ● (사-타 그리고 나카-타에 뿌려진 씨에서 자란 벼들이) ② 이삭들[穎]을 늘어뜨렸는데(= 맺었는데) ● (이삭들은) ③ 8(개)[八] 손가락들로 쥐어도[握] ④ 덮이지 않았다(= 많았다). ● 그리하여 (히루메가) 깊이 ⑤ 기뻐하였다. (一書曰)①其秋●②垂穎●③八握④莫莫●然甚⑤快也
A-3-(5) 일본서기 인용 어떤 기록: ● 또한 (히루메는) ① (우케모치의) 입이 안에 머금었던[含] 누에[蠒]로부터 ● 이어 ② 실을 자아낼 수 있었고, ③ 이 일[此]로부터 ④ 처음 ● (아마에) ⑤ 누에[蠶]를 돌보는[養] 도리가 있었다. (一書曰)●又①口裏含蠒●便②得抽絲③自此④始●⑤有養蠶之道焉
이러한 일들은 히루메의 아버지 이자나-기가 앞서 풍요로운 땅 아시-하라 나카-쿠니에 이르렀음을 다시 아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히루메는 아마에 필요한 것들을 주면서 아마에서 다시금 자신의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할 수 있었는데, 이것을 앞서 일본서기는 히루메가 깊이 기뻐하였다[A-3-(4):⑤]고 적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앞서 히루메와 함께 어려운 입장에 놓여가던 스사노-오 또한 끼어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해인 MC-39부터 그 움직임들이 시작되었는데, 그것들을 적기에 앞서 일본서기는 스사노-오가 하던 움직임들에 헤어려지는[則]이 벌로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곧 이 때 스사노-오의 움직임들은 아마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미리 말한 것입니다.
B-6-(1) 일본서기: ① 이 때[是]의 뒤에 ② 스사노-오가 하던 움직임에는 ● 많이, ③ 어째서인지[何] 헤아려지는[則](= 왜 그랬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 없었다. ①是後②素戔嗚尊之爲行也●甚③無狀何則
일본서기가 이어 적은 스사노-오의 움직임은 과연 그렇게 여겨질 만한 것들이지만, 그것은 성공을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먼저 스사노-오가 히루메의 사-타, 나카-타 - 앞서 성공을 거둔 논밭 - 에다가 봄에 씨를 거듭 뿌리고 두둑들을 무너뜨렸다고 적었는데, 그는 나름 헤아려 거두는 양을 늘리고자 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한다고 하여 거두는 양이 늘어날 리 없음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일 뿐이었습니다.
B-6-(2) 일본서기: ① 아마-테라스(= 히루메)가 ② 아마의 사-타, 나카-타가 ③ 높은[御](= 카미 같은 사람들을 받드는) 논밭들[田]이 되도록 하였는데 ④ (이) 때 ⑤ 스사노-오가, ⑥ 봄에는 ⑦ 헤아려 ● 거듭 ⑧ (아마의 사-타, 나카-타에) 씨를 뿌리고 ● 또한 ⑨ 그(=사-타, 나카-타의) 두둑들[畔]을 무너뜨렸고, ⑩ 가을에는 ⑪ 헤아려 ⑫ 얼룩무늬 말들을 놓아주고 ⑬ (사람들에게) 시키니 ● (사람들이) ⑭ (말들을) 논밭들[田] 가운데 눕혔다. ①天照大神②以天狹田長田③爲御田④時⑤素戔嗚尊⑥春⑦則●重⑧播種子●且⑨毁其畔⑩秋⑪則⑫放天斑駒⑬使●⑭伏田中
그 뒤에 이어지는 그의 움직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납니다. 일본서기는 이어 가을에 스사노-오가 얼룩무늬 말들이 눈밭에 드러눕도록 하였다고 적었는데, 나름 헤아려 가을농사와 같이 떠올린 보리밟기 같은 일들을 한 것이었지만, 이삭들을 거두지도 않은 논밭에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또다른 일일 뿐이었습니다.
스사노-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히루메가 아마 사람들에게 주던 또다른 이로움에도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일본서기는 히루메가 새로 물건들을 보일 때가 되자 스사노-오가 새 궁에 똥 같은 것을 두었고, 히루메가 옷을 가다듬는 건물에 있자 스사노-오가 기와를 뚫고 무늬있는 말의 껍질을 던져넣었다고 적었습니다. 스사노-오가 헤아리고 마련해 가져다둔 것들은 아마 사람들에게 냄새나는 더러운 것으로 여겨졌고,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이 무늬있는 말 껍질 곧 귀한 가죽이었던 것입니다.
B-6-(3) 일본서기: 다시 ① 아마-테라스(= 히루메)가 ② 새로 (물건들을) 보이는[嘗] 때를 맞아서는 ● (스사노-오가) ③ 헤아려 ● 몰래 ④ 새 미야宮에 똥 같은 것[糞]을 놓아두었으며, ● 또한 보니, ⑤ 아마-테라스(= 히루메)가 ● 바야흐로 ⑥ 신 같은 사람들의 옷을 짜서 ⑦ 옷을 가다듬는[齋服] 건물[殿]에 머물렀고 ● (스사노-오가) ⑧ 헤아려 ⑨ 무늬있는 말의 껍질을 벗기고 ⑩ 건물의 기와를 뚫어 (껍질을) 던져넣었다. 復見①天照大神②當新嘗時●③則●陰④放糞於新宮●又見⑤天照大神●方⑥織神衣⑦居齋服殿●⑧則⑨剝天斑駒⑩穿殿甍而投納
일본서기는 이어 그리 던져넣은 가죽 때문에 놀란 히루메가 - 누에에서 얻은 실로 옷을 만들며 쓰던 - 베틀의 북에 다쳤으며, 그리하여 스사노-오에게 화를 내고서 돌로 된 굴에 들어가서는 돌로 된 문을 닫아 온통 어두운 곳에서 밤낮이 가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고 적었습니다. 그리하여 히루메가 바로 앞선 해에 선보인 곡물들, 옷들도 얻을 수 없게 된 아마 사람들 또한 스사노-오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B-6-(4) 일본서기: ① 이 때 ② 아마-테라스(= 히루메)가 ③ 놀라 움직여 ④ 베틀의 북[梭]이 ⑤ 몸을 상처입히도록 하였다. ⑥ 이 일로 말미암아 ● (히루메가) ⑦ 화를 내었으며 ● 이어 ⑧ 아마의 이와야石窟(= 돌로 된 굴)에 들어가 ⑨ 이와磐(= 돌로 된) 문[戶]을 닫고 ⑩ 숨어 머물렀다. ● 그리하여 ⑪ (이와야) 안의 모든 방향[六合]이 ⑫ 언제나 ⑬ 어두워 ● (히루메는) ⑭ 낮, 밤이 서로 대신함을 알지 못하였다. ①是時②天照大神③驚動④以梭⑤傷身⑥由此發慍●乃⑧入于天石窟⑨閉磐戶而幽居焉●故⑪六合之內⑫常⑬闇●⑭而不知晝夜之相代
어릴 때에 아마에 이르러 지낸 히루메를 보고 같은 일을 하려던, 그렇지만 히루메가 한 일들을 잘 알지 못하여 스사노-오가 벌인 일들은 딱히 나쁜 뜻을 가지고 한 것도 아니었기에, 반도와 열도의 문화 충격(culture shock)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마의 우두머리들은 히루메와 달리 이미 스사노-오를 바다 건너 다른 땅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고 그리하여 그 책임을 지워 그를 쫓아내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스사노-오에게 책임을 지우기에 앞서 히루메를 되돌려놓았던 아마의 우두머리들과 그들이 스사노-오에게 지우려 하였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주제를 마무리하고 나면, 스사노-오가 다시 바다를 건너 이르게 되기까지의 일이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