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2편 조선 (1) #7
본기本紀의 '1,03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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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8. 2024
이제 본기의 구절 '1,038년'을 살펴봅시다. 이 숫자에 대한 이해는 더욱 기묘한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갑니다.
본기는 단-군이 다스리며 1,038년을 지냈다[C:③-④]고 적었습니다. 이 숫자는 옛 기록의 1,500년, 1908세와 위서의 2,000해 모두와 어떻게도 연결되지 않아 충돌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본기는 단-군이 조선의 땅에 기대어 왕이 되었다고 적고는, 다스리며 1,038년을 지냈다고 하고 바로 아사달의 산에 들어가 신 같은 사람[神]이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얼핏 보면 단-군이 평양-성에서 처음 우두머리가 되고, 아사달로, 장당-경으로 옮겼다가, 다시 아사달에 돌아와 사람 세상에서 사라진 기간 모두를 이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본기가, 단-군이 아사달을 떠나 도읍하였던 장당-경이라는 땅 이름을 적지 않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당-경을 적지 않은 것에서, 본기가 적은 이야기를 전하던 사람들이 단-군을 따르던 조선 사람들 가운데 아사달을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그 뒤에 아사달로 단-군이 돌아와 사라졌던 일을 적을 수 있었을까요? 단-군이 장당-경으로 떠난 MC-1031후부터 MC-77후까지 이 사람들은 계속하여 아사달에 머물렀고, 그러다가 단-군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음을 들어 알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들이 적고 있는 1,038년이라는 기간은 보다 앞에 적은 바, MC-1805전에 단-군이 평양-성에 도읍하고부터 다시 아사달에 도읍한 뒤 MC-1030전에 다시 장당-경에 도읍하여 다스림을 시작하기까지의 775해(= -1030 - (-1805))를 달리 적은 것입니다. 이 기간에는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으니, 하의 다스림이 은의 다스림으로 바뀐 일입니다. 이 일의 시점을 기준으로 해를 세는 법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그래서 옛 기록은 따로 무-왕이 - 천하를 다스리는 왕의 - 자리에 올랐다[A:⑩]고 적었습니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지요. MC-1805전부터 어떤 시점까지는 0.5해를 1년으로 세고 그 시점부터 MC-1030전까지는 1해를 1년으로 세었다고 합시다. 그 결과가 1,038년이었다면 언제부터 1해를 1년으로 세었던 것일까요?
우선, MC-1805전부터 1해를 1년으로 세었다면 775년입니다. MC-1805후부터 1해를 1년으로 세었다면 보다 앞의 0.5해는 1년, 뒤는 774.5년이니 모두 775.5년입니다. 0.5해 지나서부터 세니 0.5년이 증가했지요? 그러니, 1,038년으로 세었다면 263해(= 1,038 - 775) 지난 MC-1542전부터 1해를 1년으로 센 것입니다.
다시 말해, MC-1542전부터는 1해를 1년으로 세는 은의 해 세는 법을 써서 해를 세고, 그보다 앞서는 0.5해를 1년으로 세는 하의 해 세는 법을 써서 해를 세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의 다스림이 끝나고 0.5해가 지난 시점, 은殷의 다스림이 시작된 시점입니다.
앞서 죽서기년이 적은 바에 따르면 하가 다스린 기간은 471년 곧 235.5해고, 은이 다스린 기간은 496년 곧 496해입니다. 위의 시점에 이러한 값들을 결합하면, 하 그리고 은을 이은 주周가 다스리기 시작한 시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542 - 235.5 = -1777.5이니, 하가 다스리기 시작한 첫 1년은 MC-1778후(= MC-1777.5[+0.5))입니다. 또한 -1542 + 496 = -1046이니, 은을 깨트리고 주가 다스리기 시작한 첫 1년은 MC-1046입니다. '전'이 사라진 것은 은의 해 세는 법에서는 1해가 1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기 역서는 하의 정월 곧 해의 시작은 01월이고 은의 정월은 12월이고 주의 정월은 11월이다[J:①-⑨]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니 보다 정확하게는 MC-1777.5[+0.5)이 하가 다스린 첫 1년, MC-1046/11[+12)이 주가 다스린 첫 1년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 은이 다스린 첫 1년은 MC-1542/12[+12)가 됩니다.
J 사기 역서: ① 하夏는 ② 정(월)[正]을 ③ 01월[正月]이라고 하였으며, ④ 은殷은 ⑤ 정(월)을 ⑤ 12월이라고 하였으며, ⑦ 주周는 ⑧ 정(월)을 ⑨ 11월이라고 하였다. ①夏②正③以正月④殷⑤正⑤以十二月⑦周⑧正⑨以十一月
난데없이 하, 그리고 은을 깨트린 주가 다스린 첫 1년을 찾아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한 주제에 대한 외부 연구자들의 결과들을 통해서, 앞서 찾아내어 이용하고 있는 해 세는 법들이 정말로 의미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주가 다스리기 시작한 첫 1년 곧 은을 깨트리고서 주의 무-왕이 천하를 다스린 첫 1년에 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하상주단대공정 - 중국 고대문명 연구의 허와 실"이라는 책의 내용입니다.
"하상주 단대공정 - 중국 고대문명 연구의 허와 실"(동북아역사재단, 2008)에서 인용표의 제목이 이야기하는 간본은 중국에서 하상주단대공정을 통해 중국 학자들이 얻어낸 결과를 담은 문서의 이름이고, 절대연대는 서양 학자들의 여러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Edward L. Shaughnessy라는 학자가 주의 여러 왕들이 다스리던 시기에 대해 정리한 책입니다. 위의 표는 그 결과들 가운데 주에 대한 것들입니다.
주 무-왕이 은을 깨트리고서 다스리기 시작하는 1년을 간본은 기원전 1046년, 절대연대는 기원전 1045년으로 보고 있는 점에 주목하기 바랍니다. 이 글의 해 표시방식에 따르면 MC-1045/01[+12), MC-1044/01[+12)이 되는데, 주의 정월까지를 포함하면 MC-1046/11[+12), MC-1045/11[+12)이 됩니다.
많은 천문학 결과 그리고 유물의 문자 자료들을 통해 얻어낸 결과들이, 하의 해 세는 법을 통해서 핵심 문자 자료를 바라보아 얻은 결과인 MC-1046/11[+12)와 같거나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하의 해 세는 법이 그저 숫자놀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위의 결과보다는 바로 다음, 중국 학자들과 서양 학자들의 결과가 일치하는 시기 곧 성-왕이 다스리기 시작한 01년이 더욱 중요합니다. 3편에서 다루게 되겠지만, 핵심 문자 자료를 통해서도 같은 결과가 얻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앞의 책은, 중국이 하상주단대공정을 통해 하의 것으로 여기고 있는 이리두 유적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유물들이 다음과 같은 때의 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적었습니다.
(간본에서) 이러한 이리두 문화는 4기로 분류되었는데, 이리두에서 채집한 탄소 함유물에 의한 탄소측년에 의한 각 시기의 연대범위는 다음과 같이 1기는 기원전 1880 ~ 기원전 1640년, 2기는 기원전 1740 ~ 기원전 1590년, 3기는 기원전 1610 ~ 기원전 1555년, 4기는 기원전 1564 ~ 기원전 1521년으로 설정되었다. 이로 볼 때 이리두 문화의 전체 기간은 최대 360여년 이 되지만, 문헌상 존속된 하의 존속역대와 일정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리두 문화를 하대 중후기 문화로 보고 조기 하 문화를 하남 용산 문화에서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재미있게도, 이 내용에 따르면 중국 학자들은 그 결과가 자신들이 추정된 하의 시기보다 빠른 시기로 나타나자 그 이리두 유적의 유물들은 하의 중후기에 해당하는 것들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보다 오래된 유적을 찾아 하의 조기 - 다시 말해, 보다 앞선 시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려 하고 있습니더.
이것과 관련하여 심재훈 교수라는 분의 인터넷 강의를 보니, 중국 학자들은 그 뒤에 시기를 보다 좁혀서 기원전 1750년에서 기원전 1530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입니다.
'심재훈의 교수의 중국고대사 특강 - 이리두와 하왕조'( https://m.youtube.com/watch?v=mfH0sle6Iy8 )에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