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일 오래된 무리와 관련된 물질 문화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뒤의 변화를 차례로 살펴보지요. 왕검이 첫 단-군이 되어 평양에 도읍하였던 MC-1805전에서 시작하여, 주周를 따르던 제齊가 발發을 마주하던 기원전 7세기 곧 B.C.7C( = B.C. 700년에서 601년) 즈음까지를 간단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옛 장소에서 옛 물건들을 발견한 것이 많아지면, 그것들을 살펴 같은 특징을 지닌 것들을 그렇지 않은 것들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분되는 장소들의 무리cluster에서 보이는 물질 문화에 대해서는, 그 장소를 구분짓는 물건들이 많이 나오거나 중요한 물건이 나온 장소의 이름을 붙여 어떤 문화, 어떤 유형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문화에서 나오는 물건들 가운데에는 과학적인 방법을 써서 그것이 묻힌 또는 만들어진 시간의 측정이 어느 정도의 오차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에 의해 이제 문화, 유형의 시기를 알아내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물건들이 가진 특징의 변화를 살펴서 그 흐름에 따라 어느 범위로 시기를 추정합니다.
여러 문화들/유형들 가운데 다음과 같은 이름을 가진 것들이 처음 나타납니다. 괄호 안의 내용은 기원전 곧 B.C.(=Before Christ)로 표시한 시기입니다. 세기를 줄여 C로 적었는데, 예를 들어 20C는 1901년에서 2000년까지를 말합니다.
하가점 하층 문화 (B.C. 20-15C)
마성자 문화 (B.C. 18-11C)
고대산 문화 (B.C. 17-10C)
위영자 문화 (B.C. 13-10C)
지도에 문화에 해당하는 물건들이 발견되는 장소를 표시하였습니다. 문화/유형의 중심이 되는 장소는 채워진 원으로, 같은 문화/유형의 다른 장소들은 같은 색의 빈 원으로 그렸습니다.파란 사각형은 물가가 땅 안쪽으로 들어와 있었음을 단순하게 보인 것입니다.
왕검이 평양에 도읍한 MC-1805전에서 아사달에 도읍한 MC-1780전에 해당하는 것은 마성자 문화, 그리고 하가점 하층 문화입니다. 평양 가까이 태백-산과 아사달의 중간에 있는 마성자 문화가 조선에 해당합니다. 평양에서 점차 마음이 떠난 왕검이 태자-하 하류로 무리를 보내 자리잡게 하며 아사달로 옮겨갈 준비를 하던 시기입니다.
이어 왕검이 아사달에 도읍한 MC-1780전에서 MC-1030전에 해당하는 것은 고대-산 문화와 마성자 문화입니다. 아사달을 중심으로 한 고대-산 문화와 여전히 이어지는 마성자 문화가 조선에 해당합니다. 도읍을 옮겼지만 조선은 여기서는 처음 발發, 산융을 따랐으며,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온전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그리하여 일으킨 것이 고대-산 문화입니다.
MC-1805전에서 MC-1030전까지해당하는 조선 서쪽의 장소들에서 확인되는 문화는 B.C. 17-15C까지의 하가점 하층 문화와 B.C. 13-11C까지의 위영자 문화입니다. 둘 사이에는 이어지지 않는 시간 간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가점 하층 문화는 보다 앞서 B.C. 20C부터 확인되기 시작합니다.
먼저 B.C. 17-15C에 나타나는 것은 하가점 하층 문화인데, 고대-산 문화가 확인되는 장소들보다 서쪽 넓은 장소에 걸쳐 확인되며 또한 경계에서 함께 확인됩니다. 본래 산융과 발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에 들어서는 점차 동쪽으로 옮겨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B.C. 15C를 지나면 하가점 하층 문화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도하와 영지를 잇는 선 북쪽의 산줄기와 조선에 - 아마도 숙신에 의해 - 각각 산융과 발이 완전히 옮겨 머물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B.C. 13-10C에 도하와 영지를 잇는 선 남쪽 장소에서 확인되는 것이 위영자 문화입니다. 발이 조선을 나가 서쪽 도하를 중심으로 하여 다시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가점 하층 문화와는 다른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조선에 머물면서 고대-산 문화에서 받은 영향, 새로운 곳에 본래 머물던 무리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즈음 산융이 머물던 곳의 동쪽, 조선과의 사이에는 동호東胡라는 새로운, 그러나 아직은 작은 무리가 들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한 산융의 서쪽 끝에 훨씬 앞서 자리잡고 있던 무리가 고이高夷, 그리고 독록獨鹿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모두 성주에서 이루어진 모임에 함께 하였습니다.
앞서의 기간 가운데 11C 말에는 문자 자료를 통해 살펴보았들 발이 갈라지면서 서쪽 도하에서 들어온 발 사람들이 조선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 조선에 온 기-자는 숙신을 따르던 예 사람들을 조선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러한 혼란한 가운데 어떤 문화가 조선에 해당하는지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발과 예의 영향을 받아서 마성자 문화와 달라져가는 고대-산 문화 그리고 본래의 마성자 문화들이 모두 조선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