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夏의 왕인 우禹를 찾아왔던 북쪽의 무리들, 식신, 발, 산융 가운데 식신에 대해서 앞의 글에서 살폈습니다. 식신에서 갈라져서는 이윽고 조선을 따르게 되었던 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제 우를 찾아왔던 북쪽의 무리들 가운데 발發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주서 왕회해편가운데 성주에서의 모임에 왔던 무리들을 적은 구절들을 이미 다른 글에서 제시하고 살폈습니다. 그 자료의 내용들을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서 왕회해편은 처음,직신 곧 식신과 그들이 주었던 큰 사슴[M-3:③-④]을 적었고, 그 다음에는 예 사람들과 그들이 주었던 전아[M-3:⑤-⑥] 그리고 전아에 대한 설명[M-3:⑦-⑪]을 적었습니다. 이어 양이, 양주, 해, 발發 사람들, 수兪 사람들, 청구와 그들이 주었던 것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설명들[M-3:⑫-㉞]을 차례로 적었습니다.
이 가운데 발發 사람들이라고 적은 무리를 수兪 사람들이라고 적은 무리와 함께 다루려고 합니다. 그런데, 수兪라고 적은 兪의 소리는대개 현재, 글을 읽는 독자와 필자에게는, '유'라는 소리로 이어진옛 소리입니다. 하지만 兪가 국國의 이름일 때의 소리는 현재 '수'라는 소리로 이어진 옛 소리이기에 무리 이름을 적은 앞서 자료의 구절에는 수兪라고 적었습니다.
앞서 예라는 이름 뒤에 다른 무리들의 이름과 달리 사람들[人]이라는 글자가 보태어져 있는 것은, 예 사람들이 따로 무리를 이루지 않고 식신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라는 글자는 예 뿐만 아니라 다른 무리들의 이름들, 발과 수에도 보태어져 있습니다.
그리하여 예 사람들이라는 무리에 발 사람들, 수 사람들이라는 무리를 대응시켜 보면, 식신이라는 무리 이름에 대응하는 무리 이름은 해解입니다. 발과 수는, 예가 그러하였듯, 따로 무리를 이루지 않고 해를 따랐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는 누구일까요?갑자기 나타난 이 무리를 새로운 무리라고 여기기에 앞서, 이 모임이 열리던 시점, 여러 무리들 가운데 발과 수가 포함된 동쪽 무리들이 마주하였던 상황을 되새겨봅시다.
성주에서의 모임이 있을 때에 예는 아직 식신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때 조선을 다스리던 우두머리는 예를 가르쳐 따르도록 하였던 기-자가 아니라 단-군이었습니다.
기-자가 앞서 조선에 와서는 예 사람들이 있는 식신에 드나들었고, 식신은 기-자가 만난 예 사람들을 통해 주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식신이 주에 사신을 보냈으며, 사신을 통해 주의 무-왕은 주를 떠난 기-자가 조선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리하여 기-자를 조선에 봉했습니다.
그렇다면 식신과 마찬가지로 조선을 다스리던 단-군 또한 주에 대해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기-자가 있던 곳은 어디까지나 조선이었으니 예 사람들보다는 조선 사람들을 더 만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식신이 주에 사람을 보낸 것을 늦게라도 알았다면, 그 뒤 식신이 성주의 모임에 사람을 보낼 때를 살펴 조선 또한 사람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요컨대, 단-군이 다스리던 조선은 식신처럼 이미 주를 알고 있었기에 성주에서 이루어진 모임에 사람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식신에 드나들며 식신을 불편하게 하는 기-자를 어떻게 대할지 판단하려면 그에 대해 더 알아야 했으니, 모임에 사람을 보낼 필요또한 있었습니다.
그러니 성주에서의 모임에 사람을 보낼 수 있고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분명한 조선이 해라는 새 이름의 무리가 아닌지 먼저 살피는 것이 적절합니다. 해를 새 무리로 여기고 그 후보를 찾아 하나하나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보다 말입니다.
자, 그럼 어떠한 자료를 통해 조선이 해解로 적힌 무리인지 알 수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