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아가기

좀 그대로 있고 싶은데 말이지.

by 잡동산이

힘들 때 또는 편안할 때, 그게 너무 심하면 이상한 감각이 찾아든다.


몸의 안쪽으로 쪼그라들어서 점이 되어버린 듯한 감각, 그 다음은 바깥쪽으로 늘어나서 하늘까지 퍼져버린 듯한 감각이. 몸까지 나를 억누르는 듯한 감각, 그 다음은 아무 것도 없는 듯한 감각이.


하지만 어느 쪽에도 머무르지 못한다. 좀 머물면 감정까지 일어났다 사라졌다 한다. 오락가락.


쪼그라들 때는 칼날이 닿은 것처럼 괴롭고, 늘어날 때는 - 부끄럽게도 - 옷을 벗어던진 것처럼 홀가분하지만 모두 잠깐이다. 어느새 바어 있다. 그렇게 하루종일 왔다, 갔다 하다보면 감각도 감정도 어지럽다.


그러다보면 별 일도 안했어도 지친다. 그래서 잠드는데- 어느 새 깨어있다. 잠들 때면 그렇게 영원히 잠들기를 바래지만 아직은 안되나 보다.


그렇게 또 하루를 왔다갔다 하니 지겹다. 하지만 좀 지나면 뭔가 또 달라진다. 또, 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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