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어 흔들어보기
기대는 안합니다, 안해요.
가끔 걱정스러워 보이던 것이 별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별 일 없겠지 싶던 것이 걱정거리를 몰아오기도 한다. 이리저리 쓸리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끝나고 보면 매번 - 까지는 아니라도, 대개 똑같은 생각이 일의 마무리에 남는다. 이 정도면 다행이지, 미리 알았다고 더 어찌했을 수 있을까.
그렇게 반복하다보면 다음에는 그냥 뒤를 쫓아가고 있다. 아니, 멍하니 서 있다. 무력감? 파도가 몰려와도 그냥 우울하고 물결 속에서 그냥 쓸려가는데도 그냥 우울하다. 힘이 하나도 안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주 가끔 달랐던 때도 있지 않았을까? 뭘 하든 상관없이 흘러가는 거라면, 하나 더 슬쩍 한다고 더 나빠질 것도 없겠지. 손이라도 내밀어 휘저어볼까.
오늘, 마침 손끝에 걸리는 것이 있다. 묘한 느낌이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 파도가 쓸려간 뒤에도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대신에 높은 꼭대기에 얹혀있을 수도 있겠지만.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그래본다.
되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