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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Mar 14. 2021

슬픔이 모래알 같은

살아간다는 것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할 수 있는 건 속도나 방향을 조정하는 일 정도이다. 한 순간도 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다가, 오직 죽음에서만이 멈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스스로 원해서 세상을 선택한 이는 없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세상에 존재했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의문은 잠시 접어둔 채 하루하루를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 아마도 대부분에게 산다는 것은 참 지독한 인내와 노동과 수고일 것이다. 만약 내게, 삶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면 본디 게으른 나는 그저 Before의 세상에 분명 만족하지 않았을까. 슬픔이 모래알 같은 인간의 생. 그러나 때때로 보석같은 날들이 찾아오기에 또 마냥 이대로 슬퍼할 수만은 없는 것이리라.


 

202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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