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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May 06. 2021

[오늘을 남기다] 내 생일도 특별한 날이 되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결혼 전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파티를 해 본적도 그다지 없는 것 같고, 선물을 받아 본 기억도 별로 없고, 엄마가 깜빡하지 않으시면 미역국을 끓여 주셨고, 뭐 깜빡하면 아무도 모르게 쓰윽 지나갔으니까.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이 내 생일 아침에
붉은 팥알을 흩뿌려 찰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 차려주었다. 남편은 생일 때마다 팥 찰밥을 먹었다며 내게도 그렇게 해주었다.

그 후, 우린 생일 아침은 팥 찰밥을 하고 미역국을 끓인다. 물론 아들들 생일 때도 그랬었는데, 아이들은 찐득한 찰밥을 싫어했다. 할 수없이 올해부터 그냥 하얀 쌀밥을 지어준다.

남편은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10년 넘게 받고 있는 이 대접에 여전히 부담과 고마운 마음이 공존한다.
또, 퇴근길에 꽃다발과 스카프를 사들고 왔다. 생각지 못한 선물에 표정이 제멋대로 지어졌다. 엄마 아빠의 행복한 행각에 아이들도 덩달아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참, 뭐라 말할 수없이 감사한 사람이다. 내게 이렇게 해주는 것도 그렇지만, 우리 아들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배울 수 있게 해 줘서 더욱 고마웠다.

아무튼 이제 내 생일도 특별한 날이 되었다.


20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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